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 변연하는 진정한 레전드다.
14일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서 개인통산 1000개의 3점슛을 성공했다. 삼성생명 박정은 코치와 함께 통산 3점슛 공동 1위에 올랐다. 박 코치가 바라보는 상황서 달성한 1000번째 3점슛이라 의미가 더욱 컸다. 변연하는 빠르면 17일 신한은행전서 박 코치를 제치고 통산 3점슛 단독 1위에 오른다.
현대농구에서 3점슛 마스터로는 단연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가 꼽힌다. NBA에 커리가 있다면, WKBL에는 변연하가 있다. 변연하는 WKBL에서 독보적인 3점슛 기술을 갖고 있다. 투 핸드 3점슛이지만, 공을 잡고 올라가는 타이밍이 매우 빠르고 슛 릴리스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상황서 발을 뒤로 빼서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든 뒤 던지는 스텝백 3점슛은 일품이다. 현재 WKBL에서 변연하보다 스텝백 슛 테크닉이 좋은 선수는 없다. 어지간한 남자선수들보다도 낫다는 평가다.
▲통산스틸 2위, 통산AS 3위
현재 WKBL에서 슛에 소질이 있는 선수들이 더러 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 슛 외에 다른 테크닉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 농구관계자는 "연하가 진짜 대단한 건 슛만 잘 던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운영, 패스, 수비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진정한 올 어라운드 에이스"라고 평가했다.
KB 서동철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변연하에게 포인트가드를 맡겼다. 서 감독도 2번 스타일의 홍아란이 1번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걸 잘 안다. (많은 지도자들은 1번 역할을 잘하면 2번은 '자동'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경험이 많지 않은 홍아란이 실전서 1~2번 역할의 효율적인 조정을 버거워하자 서 감독은 변연하에게 1번을 맡겼다. 변연하는 사실상 1~3번 역할을 모두 맡는다. 세부적인 역할이 조금씩 다르지만, 경험의 힘과 끝없는 노력으로 사령탑의 주문을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한 현역 지도자는 "예전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졌을 뿐, 기술은 여전하다. 가드와 포워드 역할을 동시에 소화해내는 노련미는 더욱 좋아졌다"라고 했다.
기록이 말해준다. 변연하는 통산 829개의 스틸로 2위를 달린다. 상대의 패스 라인을 읽는 비전과 시야가 남다르다. 통산 어시스트도 2217개로 3위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4.9개로 어시스트왕 등극이 유력하다. 1번을 맡아서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신이 완벽한 외곽슛 찬스를 잡았음에도 골밑의 더 좋은 찬스를 잡을 수 있는 선수에게 공을 내주는 절제된 슛 셀렉션이 단연 돋보인다. 절대 팀 공격 밸런스를 깨지 않는다. 통산 리바운드도 2268개로 국내선수 8위다. 공 낙하지점 예측능력이 좋다. 통산 굿 디펜스도 369개로 7위다. 운동능력이 떨어졌지만, 팀 디펜스 이해도는 높다.
▲WKBL 역대 최고 레전드
현재 WKBL 역대 최고 레전드는 KEB하나은행 정선민 코치. 정 코치는 통산 득점(8140점) 1위, 통산 리바운드(3142개) 2위, 통산 스틸(771개) 3위, 통산 어시스트(1777개) 5위, 굿 디펜스(382개) 6위를 달린다. 변연하는 3점슛을 비롯해 스틸과 어시스트에선 이미 정 코치를 넘어섰다. 스틸 통산 1위 이미선(삼성생명, 1100개), 어시스트 통산 2위 이미선(2246개)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변연하가 정선민 코치 추월을 노리는 부문도 있다. 득점의 경우 7792점으로 2위다. 1~2시즌 내에 추월 가능하다. 굿 디펜스의 경우 13개만 보태면 정 코치를 제치고 통산 6위에 오른다. 물론 정 코치가 통산 415경기에 출전, 539경기의 변연하보다 출전경기 수가 적었던 걸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변연하는 1999년 입단 이후 꾸준히 몸 관리를 잘했다. 출전경기수 580경기의 신정자(신한은행)에 이어 통산 2위. 결국 변연하는 거의 대부분 누적기록서 최상위권에 오른 채 은퇴할 것이 확실시된다.
변연하의 주전공 3점슛은 독보적인 기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역 2위가 한채진(KDB생명, 492개)이다. 그러나 5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한채진 역시 서른 줄에 접어들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김정은(KEB하나은행, 419개), 박혜진(우리은행, 306개) 등이 변연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변연하도 당분간 계속 3점슛을 림에 꽂을 것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심지어 변연하는 3점슛 성공률도 높다. 34.7%로 500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한 선수들 중 3위다. 결론적으로 통산 3점슛 1000개만으로 변연하가 WKBL 현역 최고의 레전드인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변연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