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형님들이 긴장하도록 만들어보겠습니다."
'무서운 동생'으로 평가받는 프로축구 성남FC의 공격수 황의조가 새 시즌을 앞두고 선배 골잡이들을 향해 당찬 선전포고를 했다.
2016시즌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의 '형님들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동국과 김신욱(이상 전북) 아드리아누(서울) 등이 건재한 데다 데얀(35서울)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 판세에 '젊은 피' 황의조가 맞선다.
소속팀 성남의 미국 전지훈련 중인 황의조는 17일 "공격수 선배들이 워낙 자기 관리를 잘 하시는 편이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어 경기 막판엔 힘들어보인다. 나는 젊어서 체력이 좋으니 득점왕도 한 번 노려보겠다. 자신있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K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공격수였다. 2013년 입단해 2골, 2014년 4골에 그쳤던 황의조는 2015시즌 34경기에 출전해 15골을 터뜨렸다. 유일한 최전방 카드인 동시에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결과적으로 시민구단 최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달성과 정규리그 상위스플릿에 들고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성남 김학범 감독은 "의조가 고비 때마다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넣어줬다"며 칭찬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2015시즌은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K리그 클래식 종반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거론됐던 황의조는 득점 공동 2위(아드리아누)에 그쳤다. 1위는 18골의 김신욱의 몫이었다. 득점왕 만큼이나 받고 싶었던 영플레이어상은 동갑내기 이재성(전북)에게 내줬다. 그는 "지난 시즌은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욕심이 났다. 득점왕보다 더 받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픔은 황의조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그는 "(비록 상을 타진 못했지만) 우리 팀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좋은 팀에서 뛰다보면 좋은 기회는 또 오기 마련이다. 작년만 반짝해서 잘 하는 게 아니라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새 시즌을 앞둔 황의조는 단단히 벼르고 있다. 동계훈련을 통해 체력과 기술을 착실하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팀훈련 외에도 추가로 슈팅 연습을 통해 골 결정력을 끌어올렸다. 기존 김두현 외에도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던 황진성을 데려와 득점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황의조는 "올해는 발에 맞춰 패스하는 (황)진성이 형과 내 움직임을 예측해 찔러주는 두현이 형, 두 명의 뛰어난 미드필더에게 패스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세웠던 내 골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황의조에겐 올해 K리그 최고 골잡이가 되는 것 외에도 다른 목표가 또 있다. 바로 '학범슨(김학범+알렉스 퍼거슨) 황태자'에서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낙점되는 것이다.
그는 원조 '슈틸리케의 남자' 이정협(울산)이 부상 당한 동안 몇 차례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그동안 석현준(포르투)이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맹활약하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고 이정협도 부상에서 돌아왔다. 자신의 꿈인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들기 위해선 올해를 승부처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황의조는 "(이)정협형과 (석)현준형에게 많이 배우고 자극을 받고 있다. 정협형에게서는 많은 움직임과 수비가담 능력을, 현준형한테는 과감하고 세밀한 플레이 등을 배울 점"이라면서도 "내가 자신있어 하는 등진 채 상황에서의 움직임과 돌파를 무기로 삼겠다"고 했다.
황의조는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자'가 신조다. 그는 이 말이 너무 좋아 오른쪽 팔뚝에 문신으로 새기고 축구에 적용하려 노력 중이다. 대표팀 발탁이 좋은 예다. 황의조는 "대표팀에 신경쓰지 않겠다. 리그에 집중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하다보면 대표팀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