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대감이 커진다.
KIA 새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 22일 히로시마전과 23일 요미우리전서 나란히 선발 등판, 2이닝을 소화했다. 헥터는 히로시마전서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지크는 요미우리전서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사람은 거물급 우완 정통파다. KIA는 헥터에게 무려 170만달러를 투자했다. 2011년 뉴욕 양키스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시애틀, 텍사스,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쳤다. 지크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어12 당시 미국 대표로 한국전에 선발등판, 6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별 볼 일 없지만, 마이너리그서는 52승을 쌓으며 35승의 헥터보다 오히려 좋은 기록을 남겼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의 화려한 스펙이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KBO리그가 수년간 입증해왔다. 그런 점에서 헥터와 지크의 시즌 준비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연습경기 첫 등판 내용과 결과는 명성 그대로였다. 기대감이 점점 커진다.
▲헥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헥터는 히로시마전 초반에는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나중에는 변화구까지 체크했다. KIA가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헥터는 직구 최고 148km을 찍었다. 본래 150km을 가볍게 찍는 강속구 투수인데, 기본적으로 몸을 순조롭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1회 집중 3피안타, 2실점은 큰 의미가 없다. 타자를 신경 쓰지 않고 직구 위주의 점검을 했다고 보면 된다. 오히려 1회 막판, 2회 변화구를 섞자 히로시마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헥터는 2회 히로시마 하위타선을 상대로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조금씩 섞었다.
헥터는 마이너리그서 584이닝 동안 52홈런을 맞았다. WHIP가 1.17에 그쳤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서는 395이닝을 소화하면서 65개의 홈런을 맞았다. 상대적으로 정상급 타자들에겐 홈런을 많이 맞았다는 뜻. 이 데이터가 KBO리그서 어떻게 변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일단 연습경기서는 변화구를 섞었을 때 투구 효율성이 극대화됐다. 2이닝을 25개의 공으로 소화한 건 의미가 있다.
▲지크
지크 역시 KIA가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직구 149km까지 찍혔다. 여기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까지 고루 섞었다. 1회 1사 후 연속 2안타를 맞았으나 가레토를 삼진, 크루즈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프리미어12 당시에도 빠른 볼과 함께 경기운영능력이 좋은 투수로 평가 됐다. 명성 그대로였다.
지크는 2회에도 안타와 볼넷 1개씩을 내줬다. 그러나 무라타를 3루수 병살타로 처리했고, 카와노를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결국 2이닝을 40개의 볼로 마쳤다. 헥터에 비해선 투구수가 약간 많았지만,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요미우리 타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점검할 부분만 하고 물러나는 듯한 모양새. KIA는 지크 역시 헥터와 마찬가지로 투구 페이스를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올 시즌 KIA는 선발진만큼은 그 어떤 구단도 부럽지 않다. 헥터와 지크는 윤석민, 양현종과 함께 선발진 주축을 형성한다. 결국 두 사람이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서 장기레이스를 버티는 KIA의 힘이 달라질 수 있다. 첫 실전등판만 보면 고무적이었다. 두 사람은 잔여 연습경기, 국내 시범경기를 통해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헥터(위), 헥터와 지크(가운데), 지크(아래).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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