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안산 윤욱재 기자] 현대캐피탈이 마침내 포효했다. 7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파죽의 16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26승 8패(승점 75)로 남은 경기와 상관 없이 챔피언결정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2008-2009시즌 이후 7시즌 만이다. 현대캐피탈의 16연승은 역대 단일 시즌 신기록이자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 신기록이기도 하다.
최태웅 감독의 우승으로 V리그 출범 후 새로운 기록이 세 가지가 나왔다. 감독 부임 첫 시즌 정규리그 우승, V리그 선수 출신의 감독 정규리그 우승은 역대 최초며 최연소 감독 정규리그 우승까지 새로 썼다.
다음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의 일문일답.
- 정규리그 우승한 소감은.
"이제 마음이 조금 차분해지는 것 같다. 선수들이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한 것 같다. 마지막 세트에 어려웠는데도 이기는 걸 보고 마음이 편해졌다"
- 우승을 확정한 순간, 송병일 코치를 껴안았는데.
"우승을 한지 오래되서 어떻게 해야할지 잊어버렸다. 지금도 어리둥절하다. 선수들은 한 명도 안 오더라(웃음)"
- 전반기를 3연패로 마무리했는데 후반기부터 16연승을 달렸다.
"체력 관리가 잘 된 것 같다. 4~5라운드 일정이 빡빡했는데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블로킹도 점점 살아났다. 비시즌에 훈련한 것이 효과를 봤다. 계속 이기면서 선수들 간 신뢰와 믿음이 강해졌다"
- 선수단 체력 관리의 비결은.
"개인 훈련을 따로 시켰다. 분할 훈련을 시키면서 짧은 시간에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남은 시간에 체력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막판까지 체력적인 부담이 없었던 것 같다"
- V리그 사상 처음으로 선수와 감독으로 정규리그를 우승했는데.
"지금 현역으로 계신 감독님들 보면서 배우고 있고 김호철, 신치용 감독에게서 배운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게 생각이 난다.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그걸 겪으면서 내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배구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기준을 잡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 이제 삼성화재를 상대로 삼성화재가 갖고 있는 17연승에 도전한다. 우승을 이미 확정해서 주전을 모두 투입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아직 결정은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오레올)가 우승이 결정된 상태에서 분발할지 미지수다. 나머지 국내 선수들은 모두 내보낼 예정이다. 연승보다는 '삼성화재와의 라이벌전'으로 기대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 정규리그 우승이 개인에게 주는 의미는.
"윤봉우 플레잉코치를 넣은 이유가 현대캐피탈에서 우승을 경험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었다. 선수들이 이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지금 선수들이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 현대캐피탈의 레전드가 되었으면 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 정규리그 우승에 있어 MVP를 꼽는다면.
"오늘은 단연 문성민이다. 문성민이 때리기 어려운 볼이 많이 올라왔는데 노련미로 해결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문성민을 믿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리더답다는 모습이 보인다"
- 올 시즌 중 '신의 한 수'로 생각되는 결정이 있다면.
"5라운드 한국전력전에서 신영석이 속공을 두 번 막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오레올을 영입한 것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오레올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실패한 용병이 맞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해서 인성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과감히 뽑았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상록수체육관에서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안산 OK저축은행과 천안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 = 안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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