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과 더스틴 니퍼트는 올해로 6년째 함께한다. 상호 신뢰관계가 확고하다.
지난해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니퍼트는 지난해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으나 골반 통증으로 등판이 무산됐다. 이후 어깨, 서혜부에 차례로 부상, 20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2011년 KBO리그 데뷔 후 최악의 한 시즌을 보냈다.
두산은 니퍼트를 믿고 기다려줬다. 재활을 할 시간을 충분히 부여,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게 했다. 두산은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다툼을 했다. 그러나 니퍼트를 급하게 선발투수로 쓰지 않았다. 구단에 고마워한 니퍼트는 시즌 막판 실전 불펜 등판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약한 중간계투진에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효과가 있었다. 니퍼트는 불펜 등판으로 실전 감각을 유지하면서 투구밸런스도 회복했다. 시즌 막판 2경기에 선발 등판, 예년의 투구 밸런스를 회복한 끝에 위력투를 선보였다. 포스트시즌 32⅓이닝 2실점 괴력으로 이어졌다. NC, 삼성 타자들이 니퍼트의 공에 손도 대지 못했다.
▲믿고 기다린다
니퍼트는 지난해 150만달러에서 30만달러가 삭감된 120만달러에 올 시즌 두산과 재계약을 맺었다. 두산은 올 시즌에도 니퍼트에겐 '노 터치'다. 김태형 감독은 시드니 스프링캠프 때부터 니퍼트를 사실상 방임했다. 알아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라는 배려와 믿음이었다.
니퍼트는 시드니 스프링캠프 당시 기자에게 "지난해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건강한 몸으로 뛰고 싶다"라고 했다. 니퍼트는 조심스럽게 투구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드니에서도 철저한 웨이트트레이닝이 돋보였다. 사실 적지 않은 나이다.(만 35세) 부상이 재발하는 게 최악이다.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릴 이유는 없다.
두산은 미야자키 구춘베이스볼게임스에 참가, 본격적으로 대외 실전 평가전을 치르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경우 벌써 2경기에 등판했다. 유희관, 장원준도 1~2차례 실전 등판을 마친 상태다.
니퍼트는 아직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다.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고, 니퍼트를 믿고 기다리는 김태형 감독도 니퍼트의 실전 등판을 전혀 채근하지 않는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니퍼트는 현재 라이브피칭만 2차례 소화한 상태다. 25일 두 번째 라이브피칭서 40개의 공을 던졌다. 구속은 측정하지 않았다. 아픈 곳은 없다. 니퍼트는 그 어느 해보다 충실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캠프 실전등판은 단 1회
두산 관계자는 "니퍼트의 실전 등판(미야자키 연습경기)은 한 경기"라고 했다. 두산의 잔여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일정을 살펴보면 27일 라쿠텐, 28일 지바롯데, 내달 1일 롯데, 2일 소프트뱅크전이다. 4경기 중 한 차례 니퍼트가 선발로 등판한다는 뜻이다.
니퍼트의 실전 페이스가 특별히 느린 건 아니다. 현재 다른 팀들 주요 선발투수들 중에서도 실전등판을 하지 않은 케이스가 있다. 또한, 니퍼트는 이미 KBO리그를 충분히 경험한 베테랑 외국인투수다. 미리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신비주의를 유지할 이유도 없지만,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특별히 뭔가를 체크하거나 실험할 필요도 없는 투수다.
결국 니퍼트는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100%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만의 페이스로 몸을 완벽히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두산은 니퍼트가 지난해와는 달리 건강한 몸으로 풀타임을 소화해주길 바란다. 믿고 기다린다.
[니퍼트.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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