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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영화 '설행_눈길을 걷다'(감독 김희정 제작 인스터 배급 인디플러그)를 두고 배우 김태훈은 "지루하진 않았죠?"라는 질문을 제일 먼저 건넸다. 그는 "기본적으로 관객과 소통이 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예술영화이면서도 관객에게 충분히 다가가길 바랐다. 영화 '귀향'도 요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 않나? 관객들에게 감정선이 잘 전달 돼 지루하게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자신이 그저 알코올 중독자의 겉모습만 흉내낼까 두려워 출연을 한참동안 망설였다는 김태훈. 그를 두고 '설행_눈길을 걷다'의 김희정 감독은 "김태훈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를 통해 재발견 될 것이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신뢰받는 배우 김태훈은 작품 속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산중 요양원을 찾았다 신비로운 수녀 마리아(박소담)을 만나 한없이 외롭고 쓸쓸했던 내면을 치유 받는 정우를 연기했다.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전남 나주에서 촬영을 하는 동안 숙소로 대학교 기숙사를 사용했는데 하얀 벽과 뜨거운 히터 바람만 나오는 공간에 홀로 앉아있다는 것이 절 외롭고 우울하게 만들더라고요. 그 감정을 극대화 시키려고 촬영이 없을 때는 계속 혼자 있었던 것 같아요. 최선을 다 했다고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알코올 중독자 역할을 맡아) 손을 떨며 흉내만 내려하면 재미없는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 고통이 제 표현을 통해 묻어나오길 바랐어요."
"전 이 곳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습니다"라는 대사처럼 김태훈은 극중 대부분의 장면을 한 벌의 옷으로 소화한다. 자신이 치유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지 않았기에 작은 짐만 들고 요양원으로 향한 정우의 마음이 담긴 장치였다.
"첫 날 촬영을 한 뒤 모니터를 하는데 제가 윗옷의 맨 아래 단추를 잠그지 않고 종일 촬영을 했더라고요. 그걸 의상팀이 발견하고 '어떻게 하지'라며 논의를 했어요. 사실 다른 장면은 단추를 채우면 그만이지만, 전 그 맨 아래 단추를 채우지 않은 게 정우라는 인물을 더 잘 표현하는 것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영화 끝까지 그 단추는 채우지 않았죠."
함께 연기한 배우 박소담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설행_눈길을 걷다'는 박소담이 영화 '검은 사제들' 등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기 전 촬영에 임한 작품이다.
"제가 받은 당시 (박)소담이의 인상은 굉장히 깡이 있고, 똑똑하고, 매력적인 친구였어요. 함께 작업을 하면서 좋은 느낌을 충분히 받았었죠. 그리고 나중에 '검은 사제들'을 봤어요. 소담이가 당연히 잘 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문자로도 그런 말을 전했었어요. 괜히 지금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그 때도 좋은 배우였다고 말하고 싶어요."
'설행_눈길을 걷다'는 오는 3월 3일 개봉 예정이다.
[김태훈. 사진 = 인디플러그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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