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아카데미 문을 두드린지 23년 만에 오스카를 품에 안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레버넌트’는 최고의 작품이었다.
‘레버넌트’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19세기 미국 서부의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동료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에게 버려진 후, 자신을 배신한 동료에게 처절한 복수를 결심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표명상으로는 복수극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 영화는 인간과 자연의 합일을 꿈꾼 영화다. 복수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고 외치는 이 영화는 자연의 거대한 흐름에 순응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해 12월 영국 정론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레버넌트’는 생존과 초월의 이야기를 다룬 영혼의 드라마”이며 “휴 글래스는 인간이자 성인이며, 순교자이자 영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디카프리오 역시 이 영화가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영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레버넌트’를 제작하는 과정은 사람이 자연과 호흡하는 그런 과정이었다. 그것이 촬영된 2015년은 세계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다. 기후변화가 실제 진행되고 있다는 걸 말씀드린다. 인류가 직면한 커다란 위험이기 때문에 인류가 다 함께 나서야 한다. 전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 오염을 가장 크게 일으키는 이들에게 맞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류 모두, 우리의 후손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욕망의 정치 속에서 목소리가 묻혀 버린 이들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카프리오는 1998년 자신의 재단(LDF)을 설립, 환경 보호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지난달 10일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환경 보호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그는 ‘레버넌트’로 오스카를 받기 위해 23년을 기다렸는지 모른다. 그에게 ‘레버넌트’는 가장 최적의, 최고의 작품이다.
[사진 제공 = AFP/BB NEWS]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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