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거친 경기? 근성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 썬더스는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5-2016 KCC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KGC가 안양에서 2승을 챙겼지만 지난달 29일 삼성이 잠실에서 가까스로 1승을 챙기며 승부를 4차전으로 끌고 갔다.
이번 KGC와 삼성 간 플레이오프의 화두는 ‘압박’이다. 리그 스틸 1위(경기당 평균 8.4개)의 KGC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강한 압박수비를 통해 1차전을 쉽게 잡아내자 삼성도 2차전부터 같은 압박으로 맞섰다. 1승이 소중한 단기전에서 압박과 압박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
그렇다보니 매 경기 많은 반칙과 그에 따른 잦은 신경전이 속출했다. 1차전은 KGC의 일방적인 경기 흐름 속에 별다른 마찰이 없었지만 2차전부터 코트는 전쟁터로 바뀌었다. 문태영과 양희종은 끊임없이 충돌했고 대학 선, 후배 이정현과 이관희는 서로의 끈질긴 맨투맨 수비에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3차전에서도 이정현, 양희종, 문태영 등이 강한 승부욕을 보이며 거친 몸싸움을 이어갔다. 과열된 경기에 코트로 물병이 날아오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승리를 향한 투지 넘치는 플레이라는 의견과 소위 '비매너' 경기라는 의견이 대립한 가운데 이에 대한 양 팀 감독들의 생각은 어떨까.
두 감독은 강하고 거친 플레이를 오히려 장려했다. 먼저 KGC 김승기 감독은 “파울 트러블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 “강한 수비를 할 수 있는 팀이 좋은 팀이다. 수비가 헐거운 팀 치고 높은 성적을 내는 팀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시리즈 신경전의 중심에 있는 이정현에 대해 “(이)정현이는 근성과 의지가 강한 선수다. 본인도 최근 거친 플레이, 플라핑 논란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는데, 오히려 적극적인 플레이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 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정현이가 있는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 이상민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오히려 이 감독은 김 감독보다 더욱 소리 높여 선수들에게 강한 플레이를 주문했다. 이 감독은 "요즘은 너무 착한 선수들이 많다. 많은 선수들이 (문)태영이의 투지 있는 플레이를 배웠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경기 중 과열된 플레이는 나쁘다고 생각 안 한다. 단지 승부욕이 강한 것 뿐이다. 예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투지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두 감독이 공통적으로 외친 단어는 투지와 근성이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잡은 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100%다. 근성과 투지 있는 플레이를 통해 KGC가 100%의 확률을 증명할지, 아니면 삼성이 KBL에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승기 감독(좌)과 이상민 감독(우)(첫 번째 사진), 양희종(좌)과 문태영(우)(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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