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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치즈인더트랩'이 웹툰을 잘 활용한 좋은 예시작이 될 뻔 했으나 아쉬움을 남기며 퇴장했다.
1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연출 이윤정, 이하 '치인트')은 치즈는 온데간데 없고 시청자들에게 '덫'만 남겼다. 시끌벅적하게 시작했던 초반과 달리, '치인트'의 끝은 유종의 미가 아닌 용두사미였다.
16회에서는 유정(박해진)과 홍설(김고은)이 사고 이후 3년이 지난 모습이 그려졌다. 홍설은 원하던 회사에 취직을 했지만, 유정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홍설은 3년 간 유정에게 여러 통의 메일을 보냈지만 유정은 이를 읽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은 횡단보도에서 스쳐 지나갔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고, 이후 홍설은 유정이 자신의 메일을 읽었다는 것을 알게되며 종영했다.
시청자들이 원한 것이 이런 '무한대로 열린' 결말이었을까. '치인트'는 방송 초반 "설아, 우리 사귀자"라는 유정의 강력한 대시와 밀당없는 사이다 로맨스 전개로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에도 손민수(윤지원), 오영곤(지윤호), 김상철(문지윤), 백인하(이성경) 등 답답함을 부르는 캐릭터들로 홍설은 힘겨워했다. 그럴 때 곁에 있어준 것은 초반에는 남자친구 유정이었으나, 이후 점차 백인호(서강준)의 분량이 많아지며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는 박해진이나 서강준의 잘못이 아니다. 이들은 각자 주어진 대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다만, 이를 연출하는 이윤정 PD와 작가진이 '죽기 전에 꼭 봐야하는 웹툰'으로 꼽혔던 원작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었다는 아쉬움과 비판은 나올 만하다. 여러 캐릭터들을 정신병 환자들로 만들어버리고, 홍설은 어장관리를 하는 민폐녀로, 그리고 유정의 분량실종으로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동안 웹툰이 원작인 여러 드라마 중에서도 '치즈인더트랩'은 유정 역의 박해진의 높은 싱크로율과 여러 배우들의 기대감, 그리고 '커피프린스 1호점'을 연출한 이윤정 PD의 MBC 퇴사 후 프리랜서로서 첫 작품 등 이슈거리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업계에서도 "웹툰을 배경으로 한 이례적 성공사례"로 불리며 성공작으로 불릴 뻔했다. '치즈인더트랩'은 원작자인 순끼 작가와 소통 부재로 마지막까지 논란을 낳았다.
이는 확고한 팬층을 보유한 웹툰일지라도, 드라마화에 있어 고려해야할 점이 단순히 '원작 충실'만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낸다. '치인트' 측이 지난 29일 공식입장을 통해 밝힌대로, '드라마와 원작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심려를 끼친' 논란이 매우 아쉽다.
['치즈인더트랩' 포스터, 배우들. 사진 = tvN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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