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수습기자]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이 캠프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올 시즌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 캠프 일정을 모두 마쳤다. 간판타자 이승엽에게는 프로 선수로서 22번째 캠프였다. 1995년 아무것도 몰라 허둥지둥 했던 루키가 지금은 만 40세 베테랑 신분으로 여유 있게 캠프를 소화했다.
이승엽은 “훈련을 마치고 '아, 이젠 내년에 한 번 더 오면 다시 못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데뷔 첫 캠프를 기억하냐는 질문에는 “데뷔 첫 해 캠프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계속 꾸중만 듣고 선배들 빨래 해주다 한두 개씩 분실해서 혼도 나고.(웃음) 그 시절엔 그랬다. 매사 허둥지둥했던 시절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때 당시에는 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뛰게 될지 몰랐다. 그저 선배들이 시키는 걸 따라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스스로를 알아서 관리 할 수도 있고 뭔가 경륜이 쌓인 느낌이다. 또 선수로서 캠프에 올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오키나와 캠프에서 이승엽은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적을 올려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7차례 연습경기에서 20타수 11안타, 3홈런, 2루타 5개, 13타점을 기록했다.
성적의 비결로 이승엽은 “연륜이 생겨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캠프에서 두번째 휴식일 이후부터 코치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훈련량을 약간 줄였다. 야구장에 나갈 때 지나치게 몸이 피곤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생겨서 경기에서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며 비법을 공개 했다.
팀의 올 시즌 목표에 대해서도 뚜렷한 의지를 전했다. “어떤 뉴스를 보니까 올해 우승 후보에 우리 팀 이름은 전혀 없었다. 우승 후보로 다른 두 팀이 많이 거론되는 것 같다. 그런데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시간이 지난 뒤에 누가 몇 위에 있을 지를 지금은 알 수 없다”며“삼성은 4강 혹은 5강을 목표로 뛰는 팀이 아니다. 선수로서,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해,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덧붙였다.
개인 성적인 홈런 개수를 묻는 질문에는 “(웃음) 많이 치고 싶다. 중심타자 2명이 전력에서 제외됐다. 내가 힘을 내야 한다. 감독님도 원하시는 부분이다. 내가 고참으로서 활력소가 돼야 한다. 작년 보다 많이 치고 싶다. 책임감 있게, 힘을 내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시즌을 앞두고 젊은 팀 동료 후배들에게도 말을 남겼다. “후회를 남기지 말라고 하고 싶다.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좋아하는 야구를 하지 못하게 될 때 후회가 밀려오게 된다. ‘그 때 더 열심히 할 걸’ 하고 말이다. 나 역시 지금도 최선을 다하지 못 했던, 후회되는 시절이 있다. 노력이 클수록 후회가 줄어든다고 얘기해주고 싶다”해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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