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 영화는 승리가 아닌 도전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실패자처럼 느낄 때가 있다. ‘~했더라면’, ‘하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한다. ‘끝내줬어! 난 뭐든 헤쳐 나갈 수 있어!’라고 항상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없다. 그건 불가능하다. 우린 인간이지 아이언맨이 아니니까. 그래서 모두가 이 영화에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거다. 꿈을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평범한 에디가 해냈다면 역시 평범한 우리 모두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덱스터 플레처 감독의 이 말이 영화 ‘독수리 에디’를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을 듯 싶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힘들고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 꿋꿋이 노력해나간다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위로를 건네는 영화다.
‘독수리 에디’는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난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출전 선수였던 에디 에드워즈가 주인공이다. 당시 에디 에드워즈가 살고 있던 영국은 동계 올림픽에 스키 점프 선수를 출전시킨 사례가 없었다. 스키 선수 대표 선발에서 탈락한 에디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스키 점프로 종목을 변경, 여러 고난을 이기고 결국 올림픽에 출전한다. 올림픽에서 70m와 90m 스키 점프에 도전했지만 모두 꼴찌를 기록한 에디지만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환기시키며 주목받았다.
이런 에디로 분한 인물은 바로 태런 애거튼이다.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로 세계적 스타가 됐을 뿐 아니라 한국의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이지만 이 영화 속에서는 ‘킹스맨’ 속 태런 애거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스키 점프를 하기엔 한없이 모자란 것 투성이지만 진솔한 마음을 지닌 에디 만이 있을 뿐이다. 태론 애거튼은 뭐든 어설프고 실수투성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진솔남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해 낸다.
그가 스키 점프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피어리 브론슨은 휴 잭맨이 맡았다. 어렸을 때부터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꿈을 꾸고 살아가는 에디가 실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다. 전도유망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알코올 중독에 스키 점프 트랙을 청소하며 살아가는 그를 변화시킨 건 에디의 진심이다.
두 사람은 다들 알고 있지만 잊어버린 채 혹은 외면한 채 살아가는 ‘결과보다 과정, 도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두 사람의 과하지 않은 코믹 연기가 뻔한 감동 스토리에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스키 점프에 첫 도전해서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올림픽에 출전, 비록 최고는 아니지만 노력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긴 에디의 일화는 영화 ‘쿨 러닝’을 떠올리게 한다. 제작자인 매튜 본 감독이 ‘쿨 러닝’을 보고 ‘요즘에는 왜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된 영화인 만큼 ‘쿨 러닝’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라 예상하고 영화관을 방문하면 된다.
스키 점프에 문외한이었던 이들이 진짜 스키 점프 선수가 되는 감동적 이야기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한국영화 ‘국가대표’를 떠올리게도 한다. ‘국가대표’가 각각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적 감동 코드를 접목,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꿈을 쫓는 과정을 그리며 관객들을 울리는 반면 ‘독수리 에디’는 신파를 배제, 한 명의 평범한 사람이 미국적 히어로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달 7일 개봉.
[영화 ‘독수리 에디’ 포스터.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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