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1번 밖에 못 이겨서…"
시범경기 초반 베스트라인업을 꾸리는 팀은 드물다. 그러나 두산은 8일 KT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양의지를 제외하면 주전들이 총출동했다. 김태형 감독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민병헌(우익수)-닉 에반스(1루수)-홍성흔(지명타자)-오재원(2루수)-박건우(좌익수)-박세혁(포수)-허경민(3루수)으로 선발라인업을 짰다.
본래 양의지가 5번 포수였고, 홍성흔~박건우가 6~8번 타자였다. 김 감독은 7일 연습배팅 도중 손바닥에 미세한 타박상을 입은 양의지를 결장시켰다. 대신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타율 0.538 맹타를 휘두른 박세혁을 8번에 배치했다. 사실상 베스트라인업이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양의지의 선발 출전 비중을 약간 낮추는 대신 박세혁과 최재훈의 기용 빈도를 높일 계획이다.
두산 타선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팀 타율 0.253에 불과했다. 8경기서 홈런은 6개, 도루는 1개에 그쳤다. 연습경기 막판 주전들이 꾸준히 출전했으나 민병헌 정도를 제외한 대다수 주축 타자들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개막전서 베스트라인업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1번밖에 못 이겨서"라고 농담을 던졌지만, 그만큼 주축 타자들의 떨어진 타격감을 조금이라도 빨리 끌어올리고 싶은 계산도 있었다.
개막전서 드러난 두산 타선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KT 선발투수 트래비스 밴와트에게 막혀 4회까지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뒷심을 발휘했다. 5회 박건우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6회 홍성흔의 투런포와 상대 실책으로 이어지는 득점과정은 썩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갈 조짐으로 해석 가능하다. 미야자키에서 홈런 2개를 쳤던 박건우는 이날 또 다시 홈런을 가동했고, 홍성흔도 타격 페이스 상승에 청신호를 켰다.
김 감독은 경기 중반 이후 주전들을 차례로 경기서 제외했다. 철저히 타격 페이스를 감안한. 예를 들어 9번 붙박이 김재호를 2번으로 기용한 건 한 차례라도 타석에 더 들어서게 한 뒤 최대한 빨리 수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김 감독은 "9번에 배치되면 똑같은 타석수를 소화해도 그만큼 수비를 더 오래 해야 한다. 김재호는 5회까지 타석에 세 차례 들어선 뒤 5회말 수비에 서예일로 교체됐다.
두산 타선은 0-5로 뒤진 게임을 5-5로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두산 타선은 이날 10안타 7볼넷 5득점했다. 득점 효율성이 높지는 않았다. 상대 실책도 섞였다. 하지만, 타격 페이스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징조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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