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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조보아의 표정에는 눈에 띄게 자신감이 붙었다. 신인 시절 인터뷰 당시 연기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다 "내 성격에 잘 맞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던 그녀는 데뷔 5년차에 꿈꾸던 역할을 만났다. 애교 많고 발랄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의 장채리였다.
"보통 작품이 끝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전 시원하진 않네요. 아쉬움도 많고 끝나지 않았으면 했던 작품이었어요. 값지고 중요한 시간이었죠. 그래서 떠나보내기가 더 아쉬웠어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엄청났거든요."
조보아는 장채리와 실제 자신의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200%!"라고 답했다. 대본 속 장채리의 모습과 말투가 자신과 너무 닮아 소름이 돋기도 했다는 그녀다.
"장채리가 저와 비슷한 캐릭터다보니 실제 제 모습을 반영한 것도 많았어요. 배우 최태준과 연기를 할 때 나오는 애교 같은 것이 그랬죠. 평소 해 본 애교나 경험해 본 것들을 반영하다보니 더 자연스럽게 연기 할 수 있었어요."
몸에 꼭 맞는 캐릭터는 조보아의 연기를 향한 호평으로 이어졌고, '부탁해요 엄마' 드라마 자체도 그간 그녀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층의 폭이 넓은 KBS 2TV 주말드라마. 조보아는 자신을 좋아해주는 새로운 팬층을 만날 수 있었다.
"KBS의 주말드라마는 정말 반응이 오는 나이대가 다르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케이블채널의 젊은 분들이 많이 보는 작품에 출연했는데 KBS 주말드라마라는 황금시간대는 다르다는 걸 실감했어요. 제가 SNS를 하는 데 예전에는 '언니 좋아요'라는 댓글이 달렸다면, 요즘에는 '우리 엄마가 좋아한대요', '우리 할아버지가 좋아해요' 같은 말이 늘어났어요. 그러다보니 주말드라마의 위엄이 실감이 나더라고요. 물론 우리 부모님도 좋아하시죠. 예전에는 딸이 나오는 밤 11시 드라마를 졸린 눈으로 챙겨보셨는데 이번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주말드라마 출연이 효도라는 말을 실감했죠. 정말 효도하는 기분이었어요."
'부탁해요 엄마'를 인생작이라 말하는 조보아. 이렇게 끝마무리가 홀가분한 작품을 만나기까지 조보아는 질책과 노력, 성장 등의 과정을 묵묵히 밟아왔다. 5년이라는 시간은 배우 조보아에게 훌륭한 밑거름이 됐다.
"데뷔 초에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위축된 것을 벗어나는 시간이 지금까지였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그 때 이후로 좋아하는 여행을 한 번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고, 공부를 하고 준비하며 다져왔거든요. 제가 예전에 성격에 잘 맞는 작품을 찾고 싶다고 했거든요. 이번 작품이 그랬어요. 밝고 그냥 정말 제 성격과 닮아있고…. 그런 인물을 제가 표현하니 특징도 배가됐고요. 물론 작품의 시청률도 높고, 반응도 좋았으니까 다음 작품에선 오히려 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요."
노력 끝에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았고, 그를 통해 본격적으로 날개를 펴기 시작한 조보아. 그래서 마지막으로 물었다. "또 한 번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싶나요?"
"채리 같은 역할을 무조건 또 한 번 해보고는 싶은데…. 그건 정말 욕심이 나는데…. 6개월이 넘는 시간 밝은 캐릭터로 살아봤으니까 이 다음 작품은 다른 캐릭터를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 물론 또 어려움에 부딪히겠지만 연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번엔 희열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보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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