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브리또도 한국에서 야구가 늘었다."
SK 외국인타자 헥터 고메즈는 2005년 콜로라도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데뷔,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갔다. 188cm라는 큰 신장을 자랑하지만, 매우 민첩하다. 유격수와 2루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빠른 발과 강한 어깨,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김용희 감독은 본래 고메즈를 2루수 요원으로 봤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고메즈가 기존 SK 유격수들보다 더 좋은 기량을 갖고 있다고 판단,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활용하기로 했다. 고메즈는 8일 시범경기 울산 롯데전서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스리런포를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10일 광주 KIA전서는 결장했지만, 경기 전 연습은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안정된 수비를 자랑했고, 연이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기대효과
SK는 지난 시즌 센터라인이 강하지 않았다. 주로 김성현과 나주환이 키스톤콤비로 활약했으나 수비 안정감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다. 타격에서도 썩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현대야구에서 강한 센터라인은 필수적이다. 통합 4연패에 정규시즌 5연패의 삼성,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두산은 강력한 센터라인이 팀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김용희 감독은 고메즈를 올 시즌 주전유격수로 낙점하면서, 김성현을 2루수로 돌릴 듯하다. 센터라인 수비 안정감을 높이면서, 타선의 힘도 극대화할 요량이다. 고메즈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6경기에 출전, 타율 0.240에 그쳤으나 1홈런 7타점, 장타율 0.480으로 만만찮은 생산력을 과시했다. 2번은 물론이고 중심타선 배치도 가능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당시 실책 1개가 있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김 감독은 10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을 앞두고 "유격수 수비능력은 리그 유격수들 중에서도 평균 이상이다. 듣던대로 수비 범위가 넓고 어깨가 강하다. 피봇 플레이(슬라이딩 하는 주자들을 피해 송구하는 움직임)도 안정적이다"라고 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지금까지 고메즈의 한국야구 적응은 순조롭다.
▲제2의 브리또?
최근 KBO리그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내야수는 단연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 데뷔,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지만 2014년과 2015년 삼성에서 보여준 파괴력, 수비 안정감은 역대 KBO리그 내야수들 중에서도 탑이었다. 고메즈가 공수에서 나바로만큼 해낸다면 SK로선 더 바랄 게 없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과거 SK와 삼성, 한화에서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틸슨 브리또 얘기를 꺼냈다. 그는 "브리또처럼 해줘도 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 감독은 "브리또는 한국에서 야구실력이 늘어서 돌아간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실제 브리또는 2000년~2005년까지 SK, 삼성, 한화를 거치며 112홈런을 때렸다. 2002년 삼성에서 25홈런 90타점이 커리어 하이. 나바로보다 방망이 파괴력은 떨어졌지만, 한국에서 6년간 뛸 정도로 수비 안정감이 좋았다. 특히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를 소화했다는 게 눈에 띈다.
고메즈는 올해 만 28세다. 그동안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서 보여준 것도 있었지만, 앞으로 보여줘야 할 게 더 많다. 김 감독은 고메즈가 SK서 미국시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나바로처럼 짧고 굵은 임팩트도 좋지만, 유격수로서 안정적으로 활약했던 브리또처럼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고메즈. 사진 = 울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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