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1점을 올리는 것만큼 1점을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KIA는 리그 최강수준의 선발진을 보유했다. 대신 중간계투진에 물음표가 있다. 때문에 마운드 짜임새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감안할 때 강한 선발투수를 다수 보유한 건 어떻게든 시즌 막판 큰 힘이 될 수 있다.
결국 올 시즌 KIA의 관건은 타선이다. 김기태 감독은 KIA 타선이 이범호 브렛 필 김주찬 등 일부 고참급, 간판급 야수들에게 의존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저연차급 위주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러왔고, 시범경기 초반 역시 저연차급 위주의 라인업을 꾸린다.
▲감독의 이해
KIA 타선은 9일 LG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1안타에 그쳤다. 10일 광주 SK전서는 6회까지 6안타 3볼넷으로 나름 활발했지만, 3득점에 그쳤다. 출루, 진루, 적시타로 이어지는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다. 젊은 야수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역량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많은 훈련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은 10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어제 경기 후 훈련을 했다. 내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했다. 시범경기이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 우리도 훈련을 할 만큼은 한다"라고 웃었다.
김 감독은 솔직하게 털어놨다. "방망이가 잘 안 맞는 건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나보다 본인들이 더 답답할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부분만큼은 개의치 않는 모습. 그 부분을 감수하고, 선수들을 믿고 내보낸다. 자발적으로 훈련할 정도로 의욕과 자세는 돋보인다. 김 감독이 타자들을 나무라지 않고 지켜보는 이유다.
▲주문사항
타선의 생산력에 한계가 있다면, 수비에서 좀 더 효율적인 플레이를 해야 팀 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KIA로선 9일 LG전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당시 KIA는 LG의 스피드 야구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야수들의 움직임이 기민하지 못했다. 단순히 도루를 허용한 게 아니라, 한 베이스를 제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4회초 1사 1루 상황서 유강남에게 안타를 맞은 뒤 컷오프 플레이가 매끄럽지 않아 실점과 동시에 타자주자를 2루까지 보내줬다. 이후에도 기민하지 못한 대처로 내야안타를 내주기도 했다. 10일 광주 SK전 역시 1~2차례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있었다. 외야수들이 타구 처리를 미루다 안타를 내줬고, 한 템포 느린 컷오프 플레이로 추가 진루를 허용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LG전 후 코치들에게 이런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점수를 못 뽑고, 내주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상대가 뛰는 걸 예측하지 못하면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건 아쉬웠다. 이런 부분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KIA는 지난해 84실책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실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 베이스 진루를 봉쇄하는 부분은 단순히 실책 개수로 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수가 나와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을 때가 있다.
10개 구단의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극심한 승부처에서 1~2점을 덜 주고, 1~2점을 더 내야 승리 확률을 높인다. 방망이로 1점을 내는 것 못지 않게 기민한 수비로 1점을 덜 내주는 것도 경쟁력이다. 그런 점에서 올 시즌 KIA 젊은 야수들은 또 다른 과제를 안았다. 시범경기서 과제를 확인한 게 오히려 다행이다. 수정 및 보완할 시간이 있다.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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