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배우 김보강의 도전은 계속된다. 앞으로 나아가고, 그 과정에서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살이 쪘다가 빠지는 겉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매번 작품을 하며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 및 인물들에게 매번 배우며 배우를 넘어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증명한다.
그런 김보강의 성장은 현재 뮤지컬 ‘로맨틱 머슬’을 통해 또 한 번 이뤄지고 있다. ‘머슬러’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춘들의 고민과 열정을 재기발랄하고 유쾌하게 그려낸 창작 뮤지컬인 ‘로맨틱 머슬’에서 김보강은 남자 주인공 도재기 역을 맡았다.
김보강이 연기하는 도재기는 화려한 언변과 카리스마로 중무장한 머슬 선수이자 휘트니스 관장. 재기를 꿈꾸는 머슬러로 열정을 그대로 간직한 파워맨이다.
‘머슬’과 ‘건강’을 접목시킨 작품인 만큼 김보강은 살이 쫙 빠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턱은 날렵해졌고 이목구비도 더 뚜렷해졌다. 탄탄한 몸은 물론이다.
김보강은 “사람들이 보톡스 맞았냐고 묻더라”며 웃었다. “한번도 시술 같은 것을 해본적이 없는데 이번에 살이 쫙 빠지니까 많은 분들이 물어보더라”며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로맨틱 머슬’이 운명처럼 느껴지는 이유”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극 ‘액션스타 이성용’을 하면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정말 움직임이 많은 연극이었거든요.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 거죠. 다이어트도 했어요. 사실 몸무게는 많이 줄지 않았는데 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생기다 보니 겉모습이 완전 달라진 거예요. 사실 ‘액션스타 이성용’ 할 때는 그렇게 몸이 확 드러나는 장면은 없어서 괜찮았는데 이번 ‘로맨틱 머슬’은 몸이 확 드러나다 보니 신경을 많이 쓰고 있긴 해요. 살은 자연스럽게 빠졌고, 몸 관리는 ‘로맨틱 머슬’ 연습 시작하면서 더 신경 쓰고 있죠.”
다소 늦게 연습에 합류한 김보강은 다른 배우들을 보고 놀랐다. 이미 지난 1월부터 연습을 시작한 배우들은 이향미 머슬 감독 지도 아래 운동에 매진해 이미 몸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김보강은 “나도 빨리 관리하지 않으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에 독하게 관리를 했다”고 고백했다.
“식단 관리에 집중했어요. 간식 같은 것도 다 끊었고, 술도 끊었죠. 밤에 먹는 초콜릿 하나에도 신경 썼어요. 사실 초콜릿 한조각 먹는다고 엄청나게 큰 변화를 가져오진 않지만 물에 잉크 한방울 떨어지면 물 색이 변하는 것처럼 한 조각을 먹게 되면 뭔가 달라질 것 같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창피하고 싶진 않았어요. 극 후반부엔 런웨이도 있고 한데 몸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부끄러운건 결국 나잖아요. 그래서 더 독하게 한 것도 있어요.”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부각되는 뮤지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김보강은 “어차피 무대 위, 작품 안에선 그저 그 인물이기 때문에 보여지고 이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며 “그냥 그 인물이 되는 것이다. 감정 연기 같은 경우도 ‘로맨틱 머슬’은 절대 유치하지 않게 잘 표현된다”고 말했다.
“사실 이렇게까지 대놓고 공익적인 뮤지컬은 처음이에요. 청춘들을 위로하고 열정을 말하는 작품이잖아요. 포스터에도 ‘청춘아, 그냥 질러 버리자!’, ‘꿈을 향한 청춘들의 유쾌한 도전’ 등 너무 노골적으로 표현돼 있어요. 근데 막상 작품을 보면 그런 부분이 전혀 유치하지 않게 표현돼요. 그런 유치한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죠. 제가 연기하는 도재기는 사실 오버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무조건 응원하고 긍정적인 사람이거든요. 그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게 얘기해주기 때문에 재기가 극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어요.”
김보강은 도재기 역을 이름 그대로 ‘또 재기’라고 표현했다. 지치고 상처 받아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재기,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또 재기. 이름 자체에 도재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재기는 본인도 그렇고 누구에게나 또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사람이에요.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헤헤’ 웃고, 더 파이팅 넘치게 행동하죠. 그런 부분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곧 극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되는 거예요. 준수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다시 일어나 도전할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런 부분은 지금의 저와 조금은 닮아 있어요.”
사실 김보강이 처음부터 도재기 같았던 것은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변화하는 계기가 있었다. 어린 시절 찍은 사진들을 보면 김보강은 모두 웃고 있다. 찡그리는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일을 겪으며 어두운 20대를 보내게 됐다.
“제 20대는 잿빛이었어요. 20대엔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였죠.(웃음) 많이 방황했어요. 항상 불안해 보이는 회색빛의 청년기를 보낸 거죠. 그러다가 30대가 되면서 다시 저를 찾는 계기가 많았어요. 특히 작품을 하면서 변했죠. 개인적으로 치유를 많이 받았고요. ‘내가 못 할 게 뭐있어. 그래 웃자. 지치고 포기하고 싶어도 웃자’ 하면서 다시 나를 찾았어요. 요즘에는 되게 많이 웃으려고 해요. 오히려 힘들고 피곤하거나 그만두고 싶을 때 더 웃으면 좋아지더라고요. 결국엔 ‘웃자’로 결론지어져요.”
나이가 들고 많은 작품을 거치면서 김보강은 많이 단단해졌다. 상처 받고 쓰러진 적도 있지만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웠다. ‘로맨틱 머슬’ 속 도재기에게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다. 김보강은 도재기를 통해 자신의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보일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김보강의 인간적인 부분이 많이 묻어나올 거라고 기대해도 좋다. 내 모습이 군데군데 많이 있다”며 “완벽하고자 노력하지만 100%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너무 완벽해 버리면 또 인간미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부러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써요. 좀 허당기 있어 보이게요.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코믹한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려고 연구하고 있어요. 완벽한 영웅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는 영웅들이 더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것처럼 도재기도 그런 거죠. 같이 도재기 역을 맡은 (이)창민이 경우엔 사투리를 써서 그런 부분이 표현되기도 해요. 전 사투리를 쓰면 목소리로 인해 더 남성적으로 보일 수도 있어서 사투리보단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쓰려고 해요. 괜히 다리를 잘못 꼰다거나 잘못 나간다거나 그런 웃음을 줄 수 있는 것들이요.”
김보강은 연습을 거듭할수록 도재기에게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도재기에게서 본인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종합을 내린다면 제가 꿈꾸는 인물이 곧 도재기 같은 인물이에요. 김보강이 꿈꾸는 인물, 닮고 싶은 성격이요. 저는 100% 그렇게 하지는 못하지만 도재기가 존경스러워요. 따지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결국 받아들이고 재기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싶어요. 도재기는 극중 인물들에게 도움을 주는 캐릭터예요. 그래서 더 도재기라는 인물이 추구하는 방향이 저와 잘 맞고 재밌어요.”
도재기를 향한 김보강의 애정은 ‘로맨틱 머슬’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였다. 극의 중심을 잡는 도재기 역에 매력을 느끼게 했고, 작품을 통해 관객의 의식도 변화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또 김보강이라는 배우의 계속되는 도전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했다.
“‘로맨틱 머슬’을 통해 계속 도전하는 김보강을 봐주셨으면 해요. 공연을 할수록 점점 몸이 좋아지는 모습을 볼 수도 있겠네요.(웃음) 급하게 한 운동이 아니라 점점 좋아지는 몸도 볼 수 있을 거예요. 이 작품이 시작하고 끝나는 날까지 계속 노력할 거고 도전할 거예요. 또 나아가서는 이 작품이 끝난 후에도 전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다양한 매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 다양한 색깔에 도전할 거예요. 정리하자면.. 김보강의 도전은 계속된다!”
한편 뮤지컬 ‘로맨틱 머슬’은 오는 3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김보강. 사진 = 뮤지컬 '로맨틱 머슬'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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