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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제작진에 배우까지. 중량감 넘치는 조합이었다. 스토리의 무게 또한 마찬가지다.
김혜수가 제작발표회 당시 "전체 이야기의 구성이 좋았다.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대본만으로도 가슴 졸이며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불로 들어가서 보기도 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의 말처럼 시청자 역시 안 볼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석테일'이라 불리게 된 김원석 PD의 영화 같은 영상미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한층 높여냈고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가 그리는 긴박한 전개와 촘촘한 필력은 '시그널'에서 폭발, 마니아 드라마라는 선입견을 깨고 대중적 인기를 얻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윤정 유괴사건을 시작으로 경기남부 연쇄살인 사건, 대도사건, 홍원동 살인 사건, 인주 여고생 사건까지 사회의 검은 이야기를 그리며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전했지만 인간적인 시선을 담아 미제사건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아픔과 흔적을 공감하고 기억하도록 했다.
또한 '시그널'이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뜨겁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오래된 미제 사건들을 다시 파헤친다는 큼직한 뼈대를 뚝심 있게 그리기 위해 로맨스도 과감히 축소한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 러브라인이 도드라져 흐름을 끊는 여타 장르물들과 다르게 차수현과 이재한이 느끼는 사랑 그리고 동료애를 은은하게 그려내 줬다. 이는 김은희 작가가 시청자에게 주는 믿음이자 곧 힘이었다.
'시그널' 이전에도 많은 장르물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추리가 필요한 작품이긴 하지만 결말에 이르러선 어느 정도의 그림을 예상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시그널'은 일정한 패턴들을 철저하게 깨부수는, 마치 한 치의 예상도 허용하지 않는 듯한 변화 무쌍한 전개로 다시 장르물을 낯설게 보는 체험을 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장르물을 보는 시청자들의 눈은 한 없이 높아졌고 앞으로 선보여질 동종 작품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사진 = tv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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