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KB PO 최후의 격돌, 변수와 전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종전까지 왔다.

1승1패로 맞선 KEB하나은행과 KB. 13일 운명의 플레이오프 최종전을 갖는다. 두 팀은 강점과 약점이 극명히 대비된다. 하나은행의 강점 높이는 KB의 약점이다. 반면 KB의 강점은 외곽슛이고, 하나은행은 외곽수비에 약점이 있다.

1~2차전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양 팀이 공략해야 할 포인트는 모두 드러난 상황. 하지만, 여자농구는 남자농구에 비해 선수들이 사령탑의 게임 플랜을 실전서 소화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상대의 약점을 좀 더 잘 공략하는 팀이 유리하다.

▲골밑

골밑에선 하나은행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첼시 리와 버니스 모스비 트윈타워는 KB에 미스매치를 유발한다. KB는 데리카 햄비가 둘 중 한 사람을 맡으면 정미란이나 김진영 등이 나머지 한 사람을 맡아야 한다. 하지만, 체격조건에서 한계가 있다. 하나은행은 이 부분을 극대화, 2차전서 완승했다.

1차전서 KB의 대처가 좋았다. 서동철 감독이 준비한 더블 팀과 로테이션이 원활히 이뤄졌다. 더블 팀은 트랩으로 이뤄졌는데, 볼 컨트롤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첼시 리에게 집중됐다. 결국 KB는 1차전서 하나은행 골밑을 어느 정도 제어했다. 또한, 햄비가 골밑에서 제 몫을 했다. 강아정도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세, 제공권에서 오히려 앞섰다. KB가 1차전서 외곽포가 침묵했지만, 하나은행을 잡았던 이유. 반면 하나은행은 강한 골밑을 외곽의 안정감으로 연결하는 유기성이 떨어진다. 리와 모스비의 효율적인 공간활용, 가드진의 경험부족이 결정적이다.

2차전은 정반대였다. 모스비가 KB 골밑을 압살했다. 제공권을 장악했고, KB는 햄비가 침묵했다. 결국 하나은행이 경기 흐름을 장악하면서 완승을 거뒀다. KB는 확실히 모스비를 막는 게 쉽지 않다. 서동철 감독은 "모스비를 막는 게 까다롭다. 득점력도 갖췄고 외곽으로 잘 빼준다"라고 했다. 게다가 모스비는 움직임이 폭이 넓다. 미드레인지 점퍼도 정확하다. 1차전에 비해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럽게 리와의 공간을 확보하면서 유기성을 살렸다. KB는 모스비의 영리한 움직임에 트랩 디펜스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3차전서도 하나은행이 KB 골밑 더블팀 시스템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다. 서 감독이 지역방어를 갖고 나올 확률은 낮다.

▲외곽

외곽에선 변연하와 강아정을 보유한 KB의 비교우세. 실제 1~2차전서도 미세한 우위를 점했다. 1차전 KB의 승인은 골밑 더블 팀 시스템의 성공과 제공권 우세였다. 반면 3점슛은 22개를 던져 단 2개만 넣었다. 하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의미 있는 부분이 있었다. KB가 하나은행에 외곽에서 우위인 건 변연하와 햄비의 2대2 덕분. 반면 하나은행은 2대2 수비력이 떨어진다. 스크린에 걸리면 리와 모스비가 외곽까지 커버하지는 못한다. 앞선에서 염윤아, 김정은이 변연하를 강하게 마크하지만, 변연하 특유의 노련미로 2대2 작업을 해낸다. 이때 변연하는 자신에게 몰린 수비를 외곽의 강아정과 홍아란에게 적절히 분배, 3점슛 찬스를 많이 만든다. 그러나 1차전서 슛 찬스에 비해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KB는 2차전서 3점슛 8개를 꽂았다. 변연하와 홍아란의 효율적인 패스게임, 상대적으로 촘촘함이 부족한 하나은행의 외곽수비력이 더해지면서 적지 않은 3점슛 찬스를 잡았다. 다만, 햄비의 체력이 경기 막판 급격히 떨어졌다. 변연하와 햄비의 2대2에서 파생되는 외곽슛 찬스가 많지 않았다. 햄비의 체력이 떨어진 뒤 내, 외곽 유기성이 떨어지면서 경기 막판 KB의 3점슛은 수비를 달고 올라가는 터프샷이 많았다. 확률이 떨어졌다.

하나은행은 2차전서 모스비와 리가 KB 더블팀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내, 외곽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이 나오지 않는 약점이 다시 드러났다. 강이슬은 KB의 강한 마크에 슛 찬스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박종천 감독은 "세밀한 골밑 위치조정으로 공격 확률을 높이겠다"라고 했다. 하지만, 2차전까지 원활하지는 않았다. 강이슬은 슛 찬스가 막혔을 때 플레이 효율성이 떨어지고, 김정은은 여전히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변수

두 팀 모두 자신의 장점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변수가 많다. 하나은행은 12일 신기성, 정선민 코치의 시즌 후 신한은행 이적 소식이 알려졌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은 특성상 심리적인 동요가 나타날 수 있는 부분. 2차전서는 의외로 강인한 응집력을 보여줬다. 하나은행은 3차전서도 이 부분을 이어가야 한다.

KB는 햄비의 경기력이 변수다. 2차전 후반 눈에 띄게 응집력이 떨어졌다. 햄비는 변연하와의 2대2, 얼리오펜스 가담이 주요공격루트. 변연하의 도움이 필요하고,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2차전 이후 쉬지 않고 곧바로 치르는 3차전서 응집력을 살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햄비의 활동량이 떨어지면 변연하와의 2대2도 원활하지 않게 되고, 주특기 외곽슛도 살릴 수 없다.

하나은행과 KB는 1~2차전 매 순간 경기력 기복이 심했다. 때문에 3차전 예측도 쉽지 않다. 반면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한 우리은행은 하나은행과 KB의 3차전 혈투가 반갑다.

[하나은행-KB 플레이오프 1차전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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