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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신다혜(이민정)가 안방극장을 울렸다.
17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극본 노혜영 연출 신윤섭, 이하 '돌아저씨')에서 신다혜는 처음으로 이해준(정지훈)에게 화를 냈다. 남편인 김영수(전인권)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사고였다는 것을 입증해 낸 해준에게 "내가 기뻐야 하냐. 이게 자살보다 낫냐"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지고지순한 이미지의 다혜는 순종적이고, 화를 내지 않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앞서, 가정과 자신을 소홀히 하는 영수에게 화를 낼 때에도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았었다. 때문에 '돌아저씨'에서 가장 밋밋하고 재미없는 캐릭터로 느껴졌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다혜는 달라졌다. 다혜는 눈물을 흘리며 화를 냈고, 영수의 부재에 가슴 아파했다. 영수의 49제를 지내는 다혜는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었지만, 남편을 잃은 아내로서 아픈 마음은 충분히 머금고 있었다. 딸 한나(이레)와 시아버지 김노갑(박인환)을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는 다혜의 모습은 참 슬펐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선진백화점 지하에서 남편의 넋을 기리며 독백하는 장면이었다. 다혜는 간단한 제사상을 차려 놓고 영수를 향해 말했다. "당신, 그렇게 가고 나서 나 너무 무섭고 미안했어. 그것도 모르고 난 당신, 그렇게 몰아 붙이고 원망만 했구나"라고 읊조렸다. 이어 "이 바보야, 왜 그랬어. 왜 거기 올라갔어. 내 생각은 안 한 거야? 우리 생각은 안 한 거냐고 이 바보야. 참 당신답다. 마지막까지"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다혜는 "미안해 이런 마음으로 당신을 붙잡고 있을 수 없어. 그 말 하려고 왔어. 이제 당신 보내주려고"라고 돌아서는 모습은 세상을 떠나버린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세상에 남은 미망인으로서 강해져야만 하는 책임감이 그려졌다.
이토록 신다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연기하는 배우 이민정의 연기 성장에 기인한다. 배우 이병헌과 결혼을 하고 지난해 출산한 이후 첫 복귀작인 '돌아저씨'에서 이민정의 연기는 분명 한 뼘 성장했다. 세월의 흐름과 배우의 노력에 비례해 연기력이 좋아졌다는 말도 맞지만 특히,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이민정의 연기는 어딘가 깊어졌다. 극중 다혜라는 인물이 한 아이를 가진 엄마였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남달랐을 터다. 엄마 이민정의 연기는 분명 전과는 달라졌다. 앞서, 이민정은 '돌아저씨' 제작발표회에서 "가족 이야기가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와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었다. '돌아저씨'에 다혜 역을 결정한 동기가 작품 속에서 생동하고 있다.
[사진 = SBS '돌아저씨' 방송화면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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