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 '글로리데이' 지수 "제임스딘·이정재? 반만 믿을래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20대를 돌이켜 봤을 때, 지수라는 배우를 봤을 때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같이 남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지수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 드라마 ‘앵그리맘’과 ‘발칙하게 고고’에서 다소 어두운 청춘을 그려냈던 지수는 자신의 첫 스크린 주연작인 ‘글로리데이’에서도 청춘을 연기했다.

‘글로리데이’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용비(지수), 상우(김준면), 지공(류준열), 두만(김희찬)이 여행 중 맞이하게 된 시간이 멈춰버린 그 날을 그려낸 작품이다. 지수는 친구들 사이의 리더이자 정의로운 반항아 용비가 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출연이 결정되기 전부터 이 작품에 너무 참여하고 싶었지만 출연이 결정된 후에는 기쁜 동시에 부담이 많이 됐어요. 같이 촬영했던 배우들에게 많이 묻어가려고 했죠. 감독님에게 가장 많이 의지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반항은 자신보다 강한 사람에게 하는 거잖아요”라는 지수는 강자에게도 주눅들지 않고 맞서는 용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그의 눈에 비친 용비는 정의롭고 멋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용비는 여러 감정이 겹겹이 쌓인 인물이다. 그의 과거도, 친구들과 변화되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도, 용비라는 인물을 연기하기 까다로운 캐릭터로 만들었다. 감정의 결을 만들고, 이것을 어느 정도의 농도로 표현해 낼 것이며, 시간이 뒤죽박죽돼 진행되는 촬영장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감정선을 얼마만큼 몸으로 표현해야 할지가 큰 어려움이었을 터였다.

“용비는 감정의 흐름이 굉장히 커요. 소소하게 감정을 나누기 너무 힘든 작업이었어요. 제 나름대로의 틀을 정해 놓기는 했지만 촬영을 시간순으로 하지 않고 왔다갔다 해야 하니까 어려웠던 것 같아요. 거기서 믿고 의지할 분은 감독님 밖에 없었죠. 아무래도 전체적인 틀이나 흐름을 봐주시니까요.”

이번 작품에서 지수의 진가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건 후반부 복잡한 감정으로 상우의 사진을 바라보는 장면이다. 표정 하나만으로도 스크린을 집어 삼키는 지수의 매력을 톡톡히 느낄 수 있다.

“그 장면이 힘들었어요. 연기하는 저도 아팠고, 표현하기도 어려웠죠. 내적으로 제가 납득할 만한 것들을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상우가 나오는 꿈을 꿨다고 생각하고, 저만의 전사를 만들었어요. 마음이 아프고 복잡미묘할 것 같았죠. 흐름상 엔딩에 달하는 부분이기도 했고, 감정의 고도가 높기도 해 촬영 전부터 잘 표현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앞서 환상신도 그랬고요.”

이런 지수를 두고 ‘글로리데이’의 메가폰을 잡은 최정열 감독은 “제임스 딘, 이정재의 데뷔 시절과 같이 대한민국 대표적인 청춘의 상징 같은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감독님께 고맙게 생각해요.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죠. 하지만 그런 말들은 반만 듣는 편이에요. (웃음)”

지난 2009년 연극 ‘봉삼이는 거기 없었다’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지수는 지난해 드라마 ‘앵그리맘’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1년여 만에 스크린 주연을 꿰찼고, 라이징 스타로 손꼽혔으며, 스크린을 주름 잡을 대세로 일컬어지고 있다. 게다가 ‘청춘을 대변하는 배우’라는 특별한 수식어도 만들어가는 중이다.

“워낙 청춘물, 성장물을 좋아하고 필모그래피에 쌓아나가고 싶었어요. 나아가서 그동안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을 보면 어둡고 다크한 것들이 주를 이루는데 다른 모습들도 보여주고 싶어요. 예를 들면 3월 26일 방송하는 ‘페이지 터너’에서는 제 다른 면들을 볼 수 있으실 거예요. 숨겨진 유머 27% 정도를 녹여낸 작품이기도 하죠. (웃음) 이런 저런 다른 면들을 청춘이라는 키워드 안에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청춘’을 연기하고 싶다는 지수는 청춘 외에도 다양한 작품, 인물을 통해 활동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4차원에 천재성이 있는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사실 멜로도 해보고 싶어요. ‘건축학개론’처럼 순수한 첫사랑의 감정도 그려보고 싶죠. 혹은 완전 반대인 최고의 바람둥이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여러 면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배우 지수.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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