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현대건설이 마침내 '반란'을 완성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가볍게 제압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상대는 정규시즌 우승팀인 IBK기업은행. 하지만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을 3승 무패로 꺾는 반란을 일으키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현대건설은 21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5-201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꺾고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시즌 전부터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전력이 있는데다 양효진, 황연주 등 토종 공격진도 건재했기 때문이다.
물론 불안요소도 있었다. 지난 시즌만 해도 폴리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지만 트라이아웃 제도가 도입되면서 폴리급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기는 곤란해진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였다. 양철호 감독이 전략적으로 에밀리를 발탁하면서 양효진, 황연주 등 국내 선수들의 비중 역시 높이며 '삼각편대'를 구성, 시즌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간 것이다.
양효진은 시즌 중에도 "2010-2011시즌에 통합 우승을 하고 난 뒤 올 시즌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때보다 지금 조직력이 더 좋은 것 같다. 외국인 선수도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가 온 것 같다"라고 말했는데 그야말로 에밀리 영입은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은 역시 강했다. 현대건설은 시즌 중반부터 고비를 맞으며 끝내 정규시즌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그들에겐 설욕의 무대가 있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었다.
양효진은 고비마다 점수를 따내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에밀리와 황연주도 공격에서 제 몫을 했다. 베테랑인 김세영과 한유미의 활약 역시 현대건설 배구의 깊이를 더했다. 리베로 김연견의 디그 퍼레이드 또한 고비를 넘기는 힘이 됐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토탈 배구'의 완성이었다. 당연히 공격, 서브, 블로킹 등 여러 부분에서 IBK기업은행을 압도할 수 있었다.
행운도 있었다. 상대 외국인 선수의 부진과 부재가 그것이다. 흥국생명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대체 외인' 알렉시스의 활약이 미미했고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맥마혼이 아예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실력과 행운의 조합이 만든 우승이었다.
[현대건설이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건설-기업은행의 경기에서 2세트를 잡은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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