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현대건설이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배경에는 한유미, 김세영 두 베테랑 선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이를 자랑하는 김세영은 철벽 블로킹으로 상대를 봉쇄했고 한유미는 공격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해냈다.
21일 수원 실내체육관 기자회견실. 한유미는 먼저 우승 소감부터 말했다.
"선수로 복귀할 때부터 이날만 기다려왔다. 상상만 해도 눈물이 나는데 그날이 와서 정말 기쁘다. 은퇴하고 2년 정도 쉬었는데 후회 아닌 후회도 했고 내 자신이 잃은 게 많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로 얻은 게 더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올해로 34세인 한유미는 스스로에게 "철이 많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돌연 그녀는 눈물을 훔쳤다.
"은퇴하기 전, 현대건설에 있을 때 고(故) 황현주 감독님이 나에게 '희생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희생이라는 게 싫었고 에이스 역할을 하고 싶었다. 그때는 그게 정말 싫었다"
현대건설이 5년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을 때, 이미 한유미는 '팀을 위한 베테랑 선수'로 자리매김한 뒤였다. 한유미는 "지금은 그 역할이 뭔지는 알 것 같다. 희생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 그 이야기의 뜻을 알았다면 팀을 나가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현주 감독과 지도자 생활을 함께 한 양철호 감독은 감독 데뷔 두 번째 시즌 만에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한유미는 "(양철호) 감독님이 우리와 말씀도 많이 하시려고 하고 노력을 많이 하신다. 이제는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 같다. 선수들이 감독님의 성격과 성향을 다 알고 있다"라고 양 감독과 선수들의 호흡이 우승으로 향했음을 이야기했다.
비로소 베테랑의 의미를 깨닫고 우승이라는 작품을 함께 만든 한유미. 이제 더이상 목표가 없을지도 모른다. 옆에 있던 양효진은 "유미 언니가 1년만 더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만큼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것이다.
[한유미. 사진 = 현대건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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