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겠다."
KIA 선발진은 리그 최정상급을 자랑한다. 하지만, 선발진을 뒷받침하는 중간계투진의 경쟁력은 선발진보다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특히 지난해 마무리투수였던 윤석민이 올 시즌 선발로 전환하면서, 전체적인 무게감도 덩달아 낮아졌다.
강력한 선발진이 페넌트레이스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그러나 불펜의 비호를 체계적으로 받아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김기태 감독은 필승계투조 정립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전이 비로 취소된 뒤 "마무리는 마지막까지 고민하겠다. 마무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중간계투진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 1순위는 심동섭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 2주차까지 돌아보면, 새 마무리투수 1순위는 심동섭이다. 좌완이면서도 150km대의 빠른 볼을 던진다.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약점이지만, 시범경기서는 9일 광주 LG전 2볼넷에 이어 3경기 연속 무사사구 피칭을 했다. 이 기간 안타도 단 1개도 맞지 않았다.
심동섭은 좀 더 시험대에 오른다. 시범경기 마지막 주 행보가 아주 중요하다. 대부분 팀이 신진세력, 백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 2주를 보냈다면, 금주에는 베스트전력을 가동, 정규시즌에 대비한다. 때문에 심동섭으로선 이번주에 남기는 기록이 좀 더 의미 있는 데이터다.
마무리 특유의 압박감은 상당하다. 보직 특성상 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구위, 경기운영능력이 좋아도 심리적으로 버텨내지 못하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김 감독으로선 혹여 심동섭 카드가 실패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마무리 낙점에 신중한 이유다. 마무리를 낙점하기 전 B플랜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한편으로 김 감독이 심동섭이 아닌 투수를 마무리로 낙점할 가능성도 있다.
▲중간계투진, 복잡한 변수들
중간계투진은 김 감독의 말대로 마무리투수에 따라 구성이 바뀐다. 변수가 많다. 시범경기서는 올 시즌 재기를 선언한 투수들의 호조가 돋보인다. 2009년 우승에 큰 역할을 했던 곽정철이 대표적이다. 긴 부상과 재활 터널을 빠져 나왔다. 이번 시범경기서는 4경기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예년만큼의 구속은 나오지 않지만, 능수능란한 경기운영능력이 인상적이다. 곽정철은 선발과 중간 경험이 풍부하다.
역시 부상과 재활이 길었던 한기주의 경우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4.50이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15일 광주 NC전서는 무려 3이닝을 소화했다. 건강하게 돌아왔다는 증거. 선발과 마무리 경험이 있는 한기주는 향후 몸 상태에 따라 등판 간격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불펜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원이다.
기존 베테랑들도 돋보인다. 김광수는 3경기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고령 최영필도 3경기서 평균자책점 3.00으로 나쁘지 않다. 배힘찬 역시 2경기서 실점하지 않았다. 베테랑들과 재기에 나선 투수들이 1차적으로 힘을 보탠다면, 꽤 괜찮은 필승계투조를 꾸릴 수 있다. 다만, 장기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는 내구성 차원에선 약간의 불안감도 남아있다.
그래서 젊은 자원들의 성장이 중요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홍건희 김현준 이준영 등은 시범경기서도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쾌투했던 김윤동의 경우 시범경기서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졌다. 김 감독으로선 김윤동이 5선발에서 탈락할 경우 1군 불펜으로 쓸 것인지, 퓨처스에서 다시 활용도를 찾을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젊은 투수들 중에선 유창식이 2경기 평균자책점 1.80으로 괜찮다. 하지만, 이번주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마무리, 필승계투조 옵션은 적지 않다. 최적의 구성을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범경기 최종 6연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여전히 올 시즌 KIA 필승계투조는 오리무중이다.
[심동섭(위), 김광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