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준우승' 하나은행, 소득과 다음시즌 과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EB하나은행은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다.

신세계 시절 막바지부터 은행 통합 직전까지 암흑기였다. 그러나 2014-2015시즌 박종천 감독 부임 후 리빌딩에 속도를 올렸고, 올 시즌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 통합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챔피언결정전서 무기력했지만, 상대는 '넘사벽' 우리은행이었다. 현재 WKBL에서 우리은행을 뛰어넘을 수 있는 팀은 없다.

하나은행은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소득이 분명히 있었고, 다음 시즌에 대비한 과제도 있다. 리빌딩을 완성하고, 정상에 재도전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 일단 선수단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

▲리빌딩 초석 닦았다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간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했다. 대신 간판스타 김정은을 비롯해 신지현 강이슬 김이슬 첼시 리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현재 WKBL 6개구단 중 주전 평균연령이 가장 어린 팀이 하나은행이다. 과거 암흑기를 감안하면 리빌딩 시기가 다소 늦었다. 하지만, 박 감독 부임 후 2년간 하나은행은 리빌딩 초석을 확실하게 닦았다.

올 시즌 주전으로 뛴 강이슬과 김이슬의 경우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세부적인 약점이 즐비하고, 풀타임 경험도 부족하다. 하지만, 잠재력만큼은 분명 WKBL 최상위급. 부상으로 올 시즌을 통째로 쉰 신지현도 마찬가지. 하나은행은 세 사람과 첼시 리를 주축으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김이슬, 강이슬, 첼시 리는 올 시즌 좋은 경험을 했다. 강이슬의 슈팅 테크닉과 리의 골밑 장악력은 확실히 위협적이다.

하나은행은 당분간 올 시즌보다 전력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젊은 주전들이 올 시즌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잡았다. 당장 올 시즌을 끝으로도 주요 멤버들 중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없다. 외국선수를 잘 선발하고, 공고한 공수 시스템을 구축하면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여전히 우리은행 대항마 1~2순위다.

▲공수시스템 구축 시급

박종천 감독은 "다시 팀을 맡을 수 있다면, 지금 스타일로는 안 된다. 빠른 농구, 수비 농구를 겸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통합 4연패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경우 공고한 공수시스템이 잘 갖춰졌다. 많은 활동량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수비조직력, 정제된 공격 움직임을 선보인다. 특정 선수 1~2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선수 1~2명 바뀐다고 해서 절대 전력이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토대 위에 위성우 감독이 세부적인 전략 전술을 수립하고, 디테일한 훈련을 통해 팀을 완성한다.

하나은행도 리빌딩과 통합 준우승 경험을 통해 강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다음시즌에는 세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첼시 리에게서 파생되는 효율적인 내, 외곽 공격 시스템, 외곽에서의 압박과 2대2 수행 및 봉쇄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아무리 잠재력 높은 선수를 많이 보유했다고 해도, 조직적인 디테일을 강화하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 여기에 개개인의 테크닉을 더욱 끌어올려 공수 활용옵션을 풍부하게 만들어야 한다. 비 시즌 과제가 적지 않다.

변수가 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가 더러 있다. 박 감독은 "신지현은 다음 시즌 초반에도 합류가 쉽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도 수술과 결혼이 예정됐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하나은행 간판들. 일단 건강한 몸을 만들지 못하면 강력한 조직력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 나아가 1~2명의 부상에 의존하지 않을 정도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두 사람의 몸 상태 변수는 외국선수 선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감독은 2년 계약이 만료됐다. 농구계에선 은행 통합 후 팀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은 박 감독의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재계약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앞으로는 그의 디테일이 실험대에 오를 것이다.

새로운 코치 영입도 아주 중요하다. 신기성 코치와 정선민 코치는 신한은행 감독과 코치로 이동한다. 최소 2명의 코치 영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은 신속히, 효율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코칭스태프 재편은 다음시즌 대비의 출발점이다.

[하나은행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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