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경기 평균자책점 2.53.
KIA 마운드는 1~4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파트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5선발과 필승계투조, 마무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 막판까지 고민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투수들의 건강한 경쟁을 독려하고, 최적의 쓰임새를 찾겠다는 심산.
그런 점에서 재기에 나선 한기주가 KIA 마운드 새로운 동력으로 급부상하는 건 고무적이다. 그는 22일 시범경기 광주 KT전서 4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시범경기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좋다.
▲내구성 증명
한기주는 2012시즌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13년과 2014년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팔꿈치, 손가락, 어깨 등에 연이어 수술을 받았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에이스로 무리한 부작용이었다. 보통의 투수라면 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막판 7경기에 기적적으로 등판. 재기를 모색했다. 그리고 이번 시범경기서 올 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어떤 방식으로 기용되더라도 건강에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한 게 수확이다. 아직 변수가 있지만, 그의 내구성은 더 이상 문제가 없다고 봐도 될 듯하다.
김기태 감독은 한기주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용하고 있다. 직전 3경기는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그런데 10일 광주 SK전과 19일 잠실 두산전은 2이닝, 1이닝 투구였고, 15일 광주 NC전은 3이닝 투구였다. 셋업맨과 롱릴리프로서의 가치를 시험했다. 10일 SK전 당시 날씨가 추워 손이 얼어 2이닝 3실점했다. 그러나 15일과 19일에는 주어진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22일 광주 KT전. 한기주는 선발 등판, 75개의 공을 뿌렸다. 셋업맨, 롱릴리프에 이어 선발로서의 가치도 증명한 경기였다. 직구 최고 144km를 찍었고,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었다. 특히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 포크볼을 18개 섞은 게 눈에 띈다. 그만큼 자신의 몸에 확신이 생겼다는 의미. 과거 150km 중반의 강속구 대신, 경기운영에 초점을 맞춘 게 눈에 띈다. 더구나 KT가 사실상 베스트라인업이었던 걸 감안하면 4⅔이닝 무실점은 의미가 있었다.
▲보직은
현실적으로 선발진 진입은 쉽지 않다. 그러나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감안할 때 예비 선발자원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 KT전 선발 등판은 그런 의미가 있었다. 한기주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 모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몸 상태가 좋다는 게 확인된 이상, 김 감독의 선택지는 많다. 그는 NC전 직후 "기주가 3이닝을 던졌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1군에 곧바로 들어온다면 필승계투조 배치가 유력해 보인다. KIA의 취약파트이자, 순위다툼을 위해 반드시 강화시켜야 하는 파트. 한기주에게도 마무리보다는 부담감을 약간 줄여줄 수 있는 파트다. 현재 구위만 보면 메인 셋업맨을 맡아도 충분해 보인다. 다만, 롱 릴리프로서의 가치도 확인되면서 김 감독이 당분간 행복한 고민을 이어갈 듯하다.
한기주가 본격적으로 1군에 가세할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다른 투수들은 자연스럽게 각성효과를 갖게 됐다. 최영필, 김광수 등 베테랑들의 페이스가 좋은 상황서 한기주마저 경쟁에 가세한 모양새. 결국 젊은 투수들이 좀 더 분발해야 한다. 어쩌면 KIA 마운드가 진짜 원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한기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