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또 한 번 ‘화수분야구’를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접전 끝에 5-3으로 승리했다. 9회말 유망주들이 만들어낸 의미 있는 역전승이었다.
이날 두산의 승리는 투수들의 호투가 밑거름이 됐다.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은 비록 이재원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지만, 5이닝 동안 7탈삼진을 기록하는 등 위력적인 변화구를 구사했다.
두산은 이후 함덕주, 오현택, 김강률이 무실점했고, 이현승 역시 최승준에게 홈런을 허용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김태형 감독이 “선발로 나온 보우덴, 불펜투수들이 전반적으로 호투했다”라며 만족감을 표한 이유다.
투수들이 발판을 마련했다면, 결정적 한 방은 유망주들에게서 나왔다. 두산은 9회말 선두타자 김동한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이어 최주환이 안타를 터뜨려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맞았다.
여기서 두산의 응집력이 발휘됐다. 허경민이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것. 류지혁이 아웃을 당했으나 두산에는 이우성이 있었다. 이우성은 박희수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137km의 몸쪽 직구를 공략, 비거리 110m의 끝내기 투런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우성은 경기종료 후 “큰 목표는 없다. 1군 데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할 정도의 무명이다. 2013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아직까지 1군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역전승의 첫 걸음인 볼넷을 얻어낸 김동한 역시 2시즌 동안 총 36경기에 출전한 백업이었다.
이들의 활약을 두고 김태형 감독은 “9회말 백업선수들의 활약으로 역전한 부분은 고무적이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간 두산의 팀 컬러는 ‘화수분야구’였다. 체계적인 육성시스템을 통해 FA(자유계약), 군 입대 등을 통해 주력선수가 자리를 비워도 유망주들의 성장세를 앞세워 공백을 최소화해왔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은 유망주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간판타자 김현수(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에 진출, 두산은 타선이 약화됐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허경민, 김동한, 이우성 등 백업으로 분류됐던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K전은 이들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또 한 번 ‘화수분야구’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일전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근 감기로 고생한 선수들이 있는데, 모두 건강한 상태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두산 선수들(상), 이우성(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