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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갑(甲)'에게 무릎 꿇기보다 부당한 관계의 고리를 끊어내는 '을(乙)'. 그래서 옥다정(이요원)은 매력적이다.
25일 밤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극본 주현 연출 이형민) 3회에서는 대기업인 황금화학에서 하청업체인 러블리 코스메틱으로 이직 후 을의 처지를 실감하는 옥다정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옥다정은 야심차게 러블리 코스메틱에 왔지만, 주변 상황은 그녀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본부장이 된 그녀가 내리는 지시 하나하나마다 직원들은 "을은 이렇게 해야 한다", "우리 회사는 그럴 예산이 없다", "관행이다" 등의 답을 내놓으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악재는 이 뿐이 아니었다. 옥다정을 데려간 러블리 코스메틱을 향한 황금화학 김환규(손종학) 상무의 보복이 시작된 것이었다. 황금화학은 자신들이 '갑'이라는 점을 이용해 물품을 주문한 뒤 일방적으로 반품시키고, 또 계약 중단 엄포를 놓는 방식으로 하청업체인 러블리 코스메틱을 압박했다.
황금화학이 바라는 것은 새롭게 러블리 코스메틱의 책임자가 된 옥다정이 고개를 숙이는 것이었다. 옥다정이 이를 거부하는 가운데 회사 상황은 악화되어갔고, 보다 못한 남정기(윤상현)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 이유가 자존심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저 직원들은 본부장님이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 아니냐? 저들에게는 자존심보다 밥그릇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옥다정이 바라는 것은 몇 번 먹을 밥그릇이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였다.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알리기 위해 옥다정은 사우나에서 벌거벗고 있는 김환규 상무를 제 발로 찾아갔다. 그리고 옥다정은 외쳤다. "(무릎을) 꿇는 게 아니라 끊으려고 왔다. 러블리 코스메틱과의 계약을 끊어 달라."
물론 갑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 옥다정의 모습 자체는 비현실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황금화학이 옥다정이 속한 러블리 코스메틱을 상대로 행하는 소위 '갑질'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현실 그 자체였다. 그렇기에 실제로는 행하기 어려운 '사이다' 멘트를 대기업 상무를 향해 퍼붓는 옥다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 그 자체로 다가왔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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