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최태준이 자신의 마력을 한껏 발휘중이다. 드라마로 어머니들의 사랑을 휩쓸더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마성남의 매력을 폴폴 풍겼다. 여기에 30일 자신의 첫 주연작인 영화 ‘커터’까지 개봉했다.
‘커터’는 술에 취한 여자들을 노리는 검은 손길과, 그 속에 말려든 고등학생들의 충격 살인 사건을 그린 범죄 드라마로 최태준이 술에 취한 여성을 노리는 고등학생 세준 역으로 분했다.
이번 영화는 다른 것은 다 제껴두고서라도 러닝타임 103분 동안 대부분의 곳에서 최태준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충분하다. 러닝타임동안 점점 고조되는 최태준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지금까지 그의 연기가 저평가 된 것은 아닌지 새삼 곱씹어보게 된다.
▲ “‘커터’,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동안 최태준은 반듯한 이미지의 역할을 주로 해왔다. 최근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착하고 밝은 막내아들 이형순 역을 맡은 것이 변신으로 여겨질 정도. 엄친아 혹은 실장님 같은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던 최태준은 이형순이 돼 철부지 매력을 발산했다. 이보다 더 확연한 변신이 영화 ‘커터’의 세준이다. 누구도 건들이지 못하는 학교의 실세로, 서늘함을 내뿜다가도 마음을 나눈 친구 윤재(김시후)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해지는 인물이다.
“즐겁게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었지만 스크린에서 제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죠. ‘커터’ 시나리오를 받아봤는데 심지어 교복을 입을 수 있는 기회였어요. (웃음) 나이가 많은 역을 위주로 해왔는데 평소 해보고 싶었던 소시오 패스 성향도 있고 게.다.가 싸움까지 잘 했어요. (웃음) 드라마 쪽에 양해를 구하고 오디션을 보겠다고 했죠. ‘커터’를 안 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동안 극단적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었다는 최태준에게 세준은 강렬한 캐릭터의 맛을 느끼게 해 준 인물. 시나리오상에서는 더 폭발하는 인물로 그려졌지만 차갑고 여유로운 모습이 세준을 더 냉철해보이도록 만들 것이라 생각했고, 정희성 감독과 상의 하에 자신이 그려 온 세준의 모습들을 카메라 앞에서 풀어놨다.
“‘커터’를 보는데 ‘좀 더 (세게) 해볼걸’하는 아쉬움도 생기더라고요. ‘부탁해요, 엄마’라는 드라마와 함께 촬영해서 두 인생을 같이 경험해보니까 욕심이 생겼어요. 체력만 된다면, 서로 작품에 피해만 안 준다면 두 작품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요. 몸이 힘들어도 연기적 부분은 본인이 열심히 하고 집중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잖아요. 촬영이 겹치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다행히 두 팀에서 정리도 잘 해주시고 매니저 분들도 잘 조율해 주셨어요. 짧은 기간에 두 인생을 살아보니 즐겁더라고요. 두 인물이 달라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 “스크린 첫 주연, 기분 좋은 부담 느낀다”
최태준은 스크린보다 브라운관에서 더 활발히 활동해 왔다. 지난 2012년 ‘페이스 메이커’에서 천재 마라토너 민윤기 역을 맡았던 그의 스크린 차기작이 바로 ‘커터’다. ‘페이스 메이커’에서 조연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던 최태준은 다음 작품인 ‘커터’에서는 당당히 주연을 꿰차 돌아왔다.
“스크린에서 첫 주연을 맡게 돼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어요. 반대로 부담감도 있었죠. 기분 좋은 부담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스크린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있었는데 그것도 이뤄졌고, 그 속에서 중심된 인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잘 해내고 싶었어요. 제 모습을 보니 부족한 부분,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의 바람대로 가능성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던 103분이었기에 최태준에게 어느 부분이 아쉬웠는지 되물었다. 돌아온 답은 여느 배우가 그렇듯 100% 자신의 연기에 만족할 수 없는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세준의 버릇이 아닌 최태준이 가진 버릇들이 나온 것 같기도 해요. 알고 있으면서도 못 고친 부분들을 늘 채찍질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아쉬웠죠.”
▲ “김명민 선배님 조언요? 여섯 용이 너무 열심히 날고 있었어요”
최태준은 배우 김명민이 대표로 있는 엠엠 엔터테인먼트 소속. 김명민과 최태준 단 둘만 있는 가족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이에 ‘연기 본좌’ 김명민이 스크린 첫 주연에 나선 최태준에게 특별한 조언을 해줬을지 눈길이 쏠렸다. 최태준은 “그 때 여섯 용이 너무 열심히 날고 있었어요”라고 장난을 치며 당시 김명민이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촬영 때문에 바뻤다고 전했다.
“도움을 구하고 싶었지만 워낙 바쁘셨어요. 안부차 전화드리면 체력 관리나 (현장이나 작품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많이 조언해주셨어요. 반드시 본인 스스로 기준점을 줘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어요. 매번 중간중간 보내주시는 메시지도 큰 도움이 됐어요. 정신적으로 큰 멘토가 되어 주신 분이에요.”
최태준은 이런 김명민 가까이에 있는 것 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전했다. 다른 배우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등산 같은 곳에 따라가 주고 받는 대화를 통해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배워요. 또래 친구나 다른 배우분들이 생각하실 때 큰 복이기도 하죠. ‘그 분의 생각을 잠시나마 엿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되지 않겠나. 식사라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참 감사한 상황에 있구나 생각해요. 또 일상생활에서는 무척 자상하고 다정다감하세요. 요리도 해주시고요. 음식도 잘 하세요. 쿡방을 하셔도 될 정도라니까요. (웃음) ”
[배우 최태준.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