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결국 최후에 웃는 자가 진짜 강자다. 고양 오리온 조 잭슨이 그랬다.
2015-2016시즌 KBL에서 첫 선을 보인 잭슨은 시즌 초반만 해도 기대에 못 미쳤다. 외국선수 출전 쿼터가 제한된 데다 지역방어에 약한 모습을 보여 활용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애런 헤인즈의 부상, 외국선수 출전 쿼터 확대가 겹치자 잭슨이 본색을 과시했다. 대체외국선수 제스퍼 존슨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리그에 점차 적응, 기동력과 폭발력을 뽐내며 토종 포인트가드들에게 한 수 전수해준 것. 김종규, 김주성을 앞에 두고 성공시킨 인유어페이스는 별책부록과 같았다.
잭슨의 활약은 전주 KCC와 맞붙은 챔프전에서도 계속됐다. 잭슨의 챔프전 기록은 6경기 평균 23득점 3.8리바운드 7어시스트 1.3스틸. 출전시간(평균 29분 11초)을 감안하면, 대단한 폭발력이다. 김태홍을 상대로 또 하나의 인유어페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리온은 잭슨의 활약 속에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 통산 2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잭슨은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이 좋았다. 끝까지 격차를 벌려나가길 바랐는데, 동료들이 집중해줘서 실제로 그렇게 됐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오리온은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 챔프전 역대 1경기 최다 타이인 120점을 기록하는 등 압도적 전력으로 우승을 따냈다.
잭슨은 시즌 마음고생을 덜어내고 진가를 발휘한 것에 대해 “지난 시즌 막판 발목부상을 심하게 당했다. 한국에 왔을 때까지 좋지 않았는데, 트레이너들 덕분에 점점 좋아졌다. 선수들을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팀 공격에서 살려야 할 부분, 내가 해야 할 부분을 점차 찾아간 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폭발력을 발휘했으나 챔프전 MVP는 잭슨이 아닌 이승현에게 돌아갔다. 내심 MVP를 기대했던 잭슨으로선 아쉬움이 클 터. 실제 김동욱은 “잭슨은 MVP를 바랐던 눈치”라고 귀띔했고, MVP가 이승현으로 호명되자 잭슨의 표정이 굳어졌다는 현장의 제보(?)도 있었다.
이에 대해 잭슨은 부인했다. “이승현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에 왔을 때 목표가 우승이었기 때문에 우승에 만족한다”라며 말이다. 잭슨은 이어 “하지만 팬 투표로 하면, 내가 MVP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이 말을 할 때 잭슨은 팬으로부터 받은 플래카드를 흔들어 보였다. ‘MVP 조 잭슨’이라 적혀있는 플래카드였다.
[조 잭슨.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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