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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2년만이었다. KBS 2TV 월화드라마가 시청률 10%를 넘은 게. '힐러' 이후 10%는 고사하고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비아냥을 듣지 않기만 해도 다행이라 여길 정도였다. 그만큼 KBS의 월화드라마는 긴 시간 암흑기였다.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수목드라마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의외의 인기를 끌었고, 이후 '장사의 신-객주 2015'도 10%대를 유지하며 KBS의 체면을 살렸다. 그리고 지금, KBS가 드디어 잭팟을 터뜨렸다.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시청률은 어느새 30%를 넘어섰다.
KBS 드라마국에게 2015년은 유독 힘든 한 해였다. 이렇다 할 성공작이 없는 상황에서 예능국에서 만든 '프로듀사'가 큰 성공을 거뒀으니, 속앓이가 심했을 게 뻔했다. 그렇게 절치부심한 덕분이었을까. 2016년의 시작이 좋다. 예정된 라인업을 살펴보면 올 하반기까지 KBS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후속 '뷰티풀 마인드'는 천재 신경외과 의사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에 얽히기 시작하면서 사랑에 눈뜨고 인간성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성균관 스캔들' 김태희 작가의 차기작으로 관심이 높다. 현재 남자 주인공을 섭외 중이다.
이후 박보검이 출연을 확정한 '구르미 그린 달빛'이 오는 8월 중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조선 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 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궁중 로맨스로, 동명의 인기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박보검의 연기 변신과 함께 원작과의 차별점 역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수목드라마의 라인업은 더욱 화려하다. '태양의 후예'가 끝나면 '마스터-국수의 신'이 방송된다. 천정명, 정유미, 이상엽, 김재영 등이 출연하는 '마스터-국수의 신'은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힘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로, 박인권 화백의 만화 '국수의 신'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김우빈 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도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작품 중 하나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지는 '함부로 애틋하게'는 촬영 현장에서 찍힌 사진들이 인터넷에 공개돼 한바탕 화제몰이를 한 바 있다. '슈퍼갑 톱스타'로 분하는 김우빈과 비굴한 '슈퍼을 다큐PD' 수지의 커플 케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미 중국에 선판매돼 사전제작이 진행되는 '화랑:더 비기닝' 역시 기대작으로 꼽힌다. 박서준, 박형식, 고아라 등이 일찌감치 캐스팅된 '화랑:더 비기닝'은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꽃 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리는 작품으로, 웰메이드 청춘사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예능국에서는 또 하나의 예능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예능국 최초의 웹드라마이기도 한 '마음의 소리'다. 이 작품은 이미 10년간 인기리에 연재중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프로듀사'의 서수민 CP가 제작에 참여하고, 예능국 하병훈 PD가 연출을 맡는다. 포털사이트에 선공개된 뒤 올 가을 편성될 예정이다.
지금 '태양의 후예'와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인기는 어쩌면 시작일지도 모른다. 마치 작정이라도 한 듯 KBS는 줄줄이 기대작들을 내놓으며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동안 케이블 드라마들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됐던 지상파 채널들이 다시금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요즘, KBS가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위부터 '태양의 후예' '동네변호사 조들호' 포스터, 박보검, 천정명, 정유미, 이상엽, 조재현, '마음의 소리' 대본리딩 현장. 사진 = 태양의 산업 문화전문회사, NEW, SM C&C, 베르디미디어, 드림E&M, 블러썸엔터테인먼트, 마음의 소리 문화전문회사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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