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수원 안경남 기자] 스로인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건 지연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다만,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감안하지 못한 주심의 ‘운용의 묘’는 아쉬웠다. 때로는 경기를 빨리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이날 경기가 그랬다.
수원 삼성은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9라운드에서 구자룡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신세계 퇴장 이후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그리고 리그 2패째를 당한 수원은 1승6무2패(승점9)로 9위에 머물렀다.
사건은 전반 39분에 발생했다. 수원이 1-0으로 경기를 리드하는 상황에서 스로인을 하는 신세계를 두고 김종혁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그리고 곧바로 경고를 꺼냈다. 불과 2분 전 장윤호와의 충돌과정에서 경고를 받았던 신세계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에 서정원 감독을 비롯한 수원 코칭스태프는 주심을 향해 거세게 항의했다. 구두로 주의를 줄 수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경고를 준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당시 신세계는 공이 아웃된 스로인 지점에서 열 발자국 이상 앞으로 전진해 공을 던지려 했다. 그 시간은 약 8초 정도였다. 주심은 이를 시간 지연행위로 판단했고 망설임 없이 경고를 줬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지연행위에 대해 엄격한 판정을 내리겠다고 공헌한 바 있다. 팬들에게 빠르고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겠다는 취지였다. 연맹 관계자는 “시즌을 앞두고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에 대해 가차없이 경고를 내릴 것이라고 각 구단에 통보를 했다. 신세계 퇴장은 규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북도 지난 달 30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이주용이 시간을 지연했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아 퇴장을 당했다.
다만, 운용의 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세계가 퇴장 당한 시점은 전반전이다. 수원이 앞서고 있었지만 절반 이상 시간이 남은 만큼 일부러 지연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지정된 위치를 크게 벗어난 것을 두고 제자리로 돌아가라고 주의를 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한 차례 경고가 있었던 만큼, 경기 흐름을 살리기 위해 한 차례 구두 경고 후 그래도 지연행위가 계속될 경우 경고를 줬다면 수원 측에서도 강하게 항의하진 않았을 것이다.
신세계 퇴장 이후 경기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1명이 부족해진 수원은 수비에 문제를 드러내며 3골을 내리 실점했다. 경기 막판 다시 한 골을 추격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서정원 감독은 신세계 퇴장에 대해 “팬들이 우리의 마음을 대변해줬다”며 말을 아꼈다.
양 팀 합쳐 5골이 터졌다. 펠레스코어는 축구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결과다. 그러나 팬들에겐 오직 신세계의 ‘스로인 퇴장’만 남은 경기가 됐다. 경기를 빠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경기 흐름을 원활해서 재미있는 승부를 만드는 ‘운용의 묘’도 필요하다.
[사진 = 프로축구연맹]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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