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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곽도원이 데뷔 14년 만에 영화 ‘곡성’으로 스크린 첫 주연을 맡았다. ‘황해’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나홍진 감독과의 두 번째 의기투합이다. 생애 첫 스크린 주연이 많은 부담이 됐다는 곽도원이지만 이런 부담과 달리 시사회 후 ‘곡성’은 곽도원의 ‘인생연기’라는 호평을 불러일으키며 ‘주연배우 곽도원’을 주목케 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곽도원이 평범한 경찰이자 어린 딸을 둔 아버지 종구 역을 맡았다.
곽도원은 ‘인생 연기’라는 호평세례에 자신은 몰랐다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촬영 기간만 약 6개월, 일반적인 영화 두 편을 찍을 만한 시간이었고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이 모든 ‘즐거운 고생’을 보상할 만한 평이 아닐 수 없다.
“인생 연기요? 그렇게 말해주신다면 전 너무 감사하죠. 어느 선배님께서 영화가 관객들에게 사랑 받으려면 현장에서 세 명만 미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감독, 촬영감독, 주연배우 이렇게 세 명만 미치면 관객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나온다고. 홍경표 촬영 감독님이야 이미 일에 미쳐계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나홍진 감독은 죽을 것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나만 잘 하면 되는구나’, ‘나만 미쳐있으면 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어요.”
선배의 조언을 새기고 ‘곡성’에 미쳐 지낸 곽도원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곡성’이 연기하기 쉽지 않은 작품인데다 촬영 기간도 길었고 리액션이 주가 된 연기, 첫 부성애 연기 등 연기적으로도 변신할 거리가 많았던 만큼 어려운 작업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육체적 부분이었어요. 다른 배우들도 그랬을 거예요. 또 내가 생각했던 연기가 있는데 감독이 그 색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힘들죠. 그러면 배우들은 거의 미쳐요. 사경을 헤매죠. 나홍진 감독은 그 색에 죽도록, 어떻게든 맞춰내는 감독인 걸 잘 알고 있었어요.”
그동안 나홍진 감독을 향한 신뢰를 내비쳐 왔던 곽도원은 인터뷰에서도 나홍진 감독이 양떼를 몰듯 배우들을 객관적 눈으로 바라보며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모양을 잡아주던 사람이라 회상했다.
스태프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나홍진 감독이 모든 것이 갖춰진 상황에서 완벽을 기하는 스타일인 만큼 촬영에만 약 6개월이 걸렸다. 중간에 촬영을 하지 않는 날들도 간혹 있었지만 이 때는 이동이나 촬영 준비에 시간을 소비했다. 배우, 스태프 모두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기에 ‘곡성’이라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곽도원의 말에 따르면 몸은 힘들지만 머리는 어느 때보다 맑은 나날들이었다.
“일을 미친 듯 열심히 한 뒤 맥주 한 잔 마시는 느낌이에요. 술에 취하기 직전이 머리가 제일 맑잖아요. 촬영이 끝나고 나면 항상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이틀짜리 분량을 5일 만에 해낸 적이 있어요. 하루하루가 그런 식이었죠. 그런데 촬영을 하며 저 스스로 발전하는 느낌이었어요. 제 한계가 이만큼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것도 해내는 사람이었구나’ 생각되며 스스로 대견하기도 했어요. ‘이런 걸 해내다니!’ 제가 울트라 초사이언이 된 느낌이었죠.”
실제 ‘곡성’은 울트라 초사이언이 낼 법한 결과도 이끌어 냈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 곽도원의 첫 칸 진출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 거잖아요. 먹어봐야 알지. (웃음)”
호평에 이어 칸 영화제 진출까지. 곽도원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일단 한 고개를 넘었다”는 곽도원은 ‘곡성’이 상업영화인 만큼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또 최근 이목을 끌었던 여자친구에 대해서도 살짝 이야기를 나눴다. 곽도원은 ‘곡성’에서 부부 호흡을 맞춘 장소연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함께 칸 영화제를 찾을 예정. 곽도원에게 여자친구에 대해 묻자 짧지만 애정이 묻어나는 답변이 돌아왔다.
“예쁘게 만나고 있어요. (웃음) ”
[배우 곽도원.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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