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여기저기서 “무시무시한 영화”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지난 5년간 한국영화 중 최고라는 찬사가 들린다.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스포일러에 대한 경계령도 떨어졌다. 스포일러를 알게 되는 순간, 영화의 재미는 뚝 떨어진다. 퍼즐을 맞추듯, 추리를 하듯 천천히 따라가야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다.
‘곡성’은 외지인이 나타난 후 시작된 의문의 사건과 기이한 소문 속 미스터리하게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나홍진 감독은 먼저 “코미디영화”라는 오해부터 풀었다.
-‘곡성’을 코미디영화라고 설명한 이유는.
‘추격자’ ‘황해’를 만든 감독의 영화라는 생각 때문에 초반에 볼 때 “이게 뭐지?”라는 생각으로 보게 된다. 그러다가 “웃으라는 이야기구나”라고 깨닫는다. 현장에서도 배우들이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길래, “초반은 코미디”라고 설명해줬다. 시나리오에서 전달될 줄 알았는데, 그게 잘 안됐다. 초반은 코미디처럼 여기고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너무 세게 가지말고 부드럽게 시작하라고 당부했다. 그 말이 와전돼서 코미디영화라고 알려졌다. 이 인터뷰를 통해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
-웃음 코드를 넣은 이유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이완’이었다. 강한 것을 내보이고 그 다음에 또 강한 것을 보여야 되니까 이완이 필요했다. 적절한 강약조절을 원했다. 과도하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웃음 코드를 사용했다.
-일몰, 산, 강, 나무 등 자연적인 배경을 강조하는 ‘롱샷’이 두드러진다. 누군가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분명, 그런 의도로 촬영했다. 분명한 이미지와 형상을 통해 보여줄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자연의 이미지가 쌓이다보면 후반부에 파워가 더 세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관객이 인지하든 못하든, 그러한 것들이 점점 커져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최종목표는 스릴이다.
-외지인을 일본인(쿠니무라 준)으로 설정한 것은 소통불능을 강조하기 위해서인가.
맞다. 통역을 거쳐야 의미가 전달되니까. 침략 또는 잠입의 느낌을 주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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