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관객이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를 남겼다. 기독교부터 샤머니즘까지 종횡으로 오가며 관객을 밑바닥까지 끌어내린다.
-기독교 신자인데, 무속을 다룬 이유는.
이 영화를 위해 무당집에서 두 달 동안 살았다. ‘초월적인 것’을 느꼈다. 무속인에게 어떤게 느껴지고 어떤 것이 보이는지 알고 싶었다. 실제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내게도 왔다. 함께 산골짜기에서 기도를 하니까 ‘센스(감각)’가 발달되더라. 난 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런 센스가 발달되는 것은 느꼈다. 세상에 하나의 신이 있다고 여겨야만 하는 입장인데, 공부를 하다보니까 그렇게만 얘기할 수 없었다.
-실제 빙의를 본 적이 있나.
봤다. 충격적이었다. 개인지 뱀인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동물에 빙의된 환자를 봤다. 이런 움직임이 나올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지인을 비롯해 무속인 일광(황정민), 무명(천우희) 등의 관계가 궁금증을 유발한다.
가장 큰 목표로 의도했던 것은 긴장의 완화와 텐션이었다. 초반에 코미디를 넣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모두 장르적인 것들을 위한 설정이다. 그게 제일 우선이었다. ‘장르영화로서의 긴장감’을 추구했다.
-장영규 음악감독에게 요구한 것은 무엇인가.
정말 오래 걸렸다. 사용된 곡보다 더 많은 곡을 만들었다. ‘곡성’은 어느 한 신, 한 시퀀스만 봐서는 알 수 없는 영화다. 처음부터 끝을 봐야 모든 걸 알 수 있다. 장영규 음악감독에게 “지금까지 해온 음악은 하지 말고, 정반대 지점에서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것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궁금했다. 정말 징글징글하게 음악작업을 했다(웃음).
-‘추격자’ ‘황해’ ‘곡성’ 모두 어두운 이야기다.
시나리오를 쓸 때 여러 가지 버전을 쓴다. 그 중에서 가장 울림이 큰 것을 고른다. 울림을 크게 전달하는 것은 비극만한게 없다. 문학에선 비극이 보편적이지 않은가. 내 영화에서 비극은 ‘희망의 역설’일 수도 있다. 어느 영화에서도 희망을 꿈꾸지 않은 적은 없다. 난 희망을 버린 적이 없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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