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나홍진 감독은 ‘곡성’을 시작할 때 “코미디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전작 ‘황해’는 로맨스영화을 찍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도대체 ‘황해’가 왜 로맨스 영화인지 궁금해했다.
“‘황해’는 일그러지고 빗나가고 왜곡된 사랑에서 비롯됐죠. 시작부터 끝까지 본인의 왜곡되고 문제적인 사랑들이 등장인물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느꼈어요. 모든 인물들은 어떤 상황에 빠져 헤어나지 못해요. 그런 것들이 얽히고 설켜 지옥을 만들어내죠.”.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과 토니 스콧 감독의 ‘트루 로맨스’를 예로 들었다. 관객이 받아들이기에 따라서 두 영화 모두 로맨스라는 설명이다.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해’를 찍으며 ‘유연성’을 배웠다. 아무리 치밀하게 준비해도 현장에서 어그러지기 일쑤였다.
“그물같이 촘촘하게 준비해 현장에 가도 많은 문제가 발생했어요. 날씨는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안 좋았죠. 지금 처음 밝히는 이야기인데요, 중국에선 숨어서 촬영했어요. 중국 안전국이 ‘황해’ 촬영을 안하길 바랐어요. 현지 코디네이터들이 도망갔죠(웃음). 연변에 몰래 들어가 봉고차 안에 카메라를 숨겨놓고 찍었어요.”
‘황해’ 촬영 뒷이야기는 한 편의 첩보영화를 방불케했다. 중국 공안과 추격전을 벌이며 완성했다. 하루는 숙소로 전화 한 통이 왔다.
“‘한 스태프가 감독님, 빨리 도망가세요’라고 말하더니, 전화를 툭 끊더라고요. 콘티와 시나리오를 불태우고, 하드 디스크만 들고 무작정 택시를 집어타고 도망갔어요. 택시비가 어마어마하게 나왔죠(웃음). 어느 날엔 경찰서도 아니고, 재판정에 끌려간 적도 있어요. 사진 찍는게 문제가 됐는데, 4시간 정도 붙잡혔어요. ‘한국 대사관에 연락하겠다’며 온갖 큰소리를 쳤죠(웃음). 진상을 부린거죠. 그때 배운게 너무 많아요. 현장에선 ‘유연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인터뷰④로 이어집니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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