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진퇴양난은 태생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아이오아이는 지난 1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방영된 케이블채널 엠넷 '프로듀스 101'(연출 안준영)을 통해 탄생했다. 출연을 지원한 소속사 연습생 101명을 대상으로 11명의 걸그룹 멤버를 뽑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이 서바이벌에는 '국민 프로듀서'라는 이름의 시청자 투표가 무척 유효하게 작용했다.
걸그룹 데뷔 꿈을 향한 101명 소녀들의 고군분투는 국민 프로듀서들의 마음을 샀다. 서바이벌이 심화되면서 멤버들의 성장을 함께 지켜봤고, 자연스럽게 국민 프로듀서들은 아이오아이의 팬이 됐다. 멤버 개인의 팬들도 있지만 아이오아이 그룹 자체에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팬들도 상당수다. 국민 프로듀서는 '프로듀스 101'을 통해 아이오아이라는 조합과 멤버십을 함께 키워냈다. 대중은 아이오아이의 활발한 활동과 성장을 바라고 있다.
문제는 아이오아이를 바라보는 대중과 소속사들의 시각 차이에 있다. 당초 아이오아이는 기획부터 프로젝트 성격의 단발성 그룹으로, 방송 시작부터 1년간 활동이 끝나면 각 소속사로 돌아가는 것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처음부터 1년 이상 함께 활동할 수 없는 시한부 그룹이란 뜻이다. 8개 소속사에 각각 속해 있는 11명의 멤버는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각 회사는 소속 연습생들과 소속 그룹을 론칭하기 원한다. 한 명의 연습생을 발굴하고 교육시켜왔던 소속사 입장에선 당연한 이치다.
이는 각 소속사 연습생들을 한 걸그룹으로 데뷔 시킨다는 '프로듀스 101'의 포맷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차라리 '데뷔'라는 표현보다는 최종 11인으로 뽑힌 멤버들만으로 몇 차례의 공연을 멋지게 꾸며 준다거나 새로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으로 전제를 달았어야 더 매끄러웠을 것 같다.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 대중의 인지도를 얻고, 그 통로가 되는 것만으로 연습생과 '프로듀스 101' 측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걸그룹 데뷔'라는 실험적이고 맹목적인 기획은 아이오아이의 급한 데뷔일, 완성도 없는 앨범 퀄리티로 이어졌고 팬들은 실망했다.
I.O.I는 용두사미의 형국이다. 뜨거운 관심 속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그 끝은 서로의 입장과 견해 차이만 남은 듯하다. 이대로라면 아이오아이 멤버와 소속사들, 대중들 모두가 '프로듀스 101'의 피해자가 되기 십상이다.
현재 '프로듀스 101' 제작진은 '소년24'라는 포맷의 아이돌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획해 촬영을 시작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기대하고 있는 만큼 문제점이나 부작용은 없는지 다시 한번 제고하고 '프로듀스101'의 실패를 답습해선 안 된다.
[걸그룹 아이오아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