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타자들이 자책하는 모습을 봤다. 그게 더 마음이 아팠다."
KIA 좌완에이스 양현종이 7전8기에 성공했다. 13일 광주 한화전서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8경기만에 따낸 시즌 첫 승. 양현종은 지난 7경기서 개막전(4월 1일 창원 NC전)을 제외하고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심지어 4경기는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특급 퀄리티스타트.
하지만, 타선의 득점지원이 미흡했다. 지난 7경기서 양현종이 48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KIA 타선은 단 13점만 지원했다. 약 3~4이닝에 1점 정도 지원했다는 의미. 급기야 양현종은 7일 고척 넥센전서 완투패했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양현종에게) 미안해서 끝까지 던질 것인지 물어보지 못했다. 현종이가 등판하면 나도 위축된다"라고 털어놨다.
▲타자들 자책, 마음 아팠다
양현종이 인상적인 건 7차례 연속 타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도 꾸준히 잘 던졌다는 점이다. 보통 선발투수는 잘 던지더라도 타선의 지원이 미흡해 승수를 쌓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흔들려 난타를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양현종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KIA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계산이 되는 투구를 꾸준히 했다.
양현종은 "승수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타자들이 내가 등판할 때 점수를 내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타자들이 자책하는 모습도 봤다. 그게 더 마음이 아팠다. 내가 더 미안하다"라고 털어놨다. 에이스다운 성숙함이다.
오히려 자신의 공을 받아주는 포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양현종은 "(이)성우 형, (백)용환이 모두 고맙다. 나를 편하게 해준다. 물론 용환이는 후배라서 내가 리드하는 경우가 많아 좋기는 하다. 그리고 성우 형은 항상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라고 했다.
▲목표는 최다이닝 1위
양현종은 "목표는 최다이닝 1위"라고 했다. KBO가 공식적으로 시상하는 분야는 아니다. 그래도 양현종은 "선발투수라면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종의 훈장"이라고 했다. 그는 4월 1일 창원 NC전, 4월 26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을 소화한 게 시즌 최소이닝이었다. 5경기서 7이닝 이상 소화했고, 모두 3자책 이하로 막아냈다. 55⅔이닝으로 김광현(SK, 53이닝)을 제치고 최다이닝 1위를 달린다.
양현종의 개인 시즌 최다이닝은 2015년 184⅓이닝이었다. 매 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본적으로 해내는 최근 페이스를 감안하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닝 소화는 타선의 도움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해내는 기록. 그래서 선발투수의 진정한 평가 척도다.
양현종은 "공을 던질수록 컨디션이 좋아지는 스타일이다.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 로저스와 맞붙었는데 나는 한화타자들을 상대한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넥센전 완투패에 대해서도 "승리, 패배를 떠나서 그 경기는 내가 마무리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윤)석민이 형이 부상으로 빠졌다. 내가 더 책임감을 갖고 잘 던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양현종은 에이스로서 책임감이 크다.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챙겼지만, 오히려 강력해진 멘탈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양현종이 최다이닝 1위에 오른다면, 그의 가치와 주가는 더욱 치솟을 것이다.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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