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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왕 주목 받은 것 열심히 할 거예요."
단발머리를 찰랑이며 수줍게 웃었다.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 때문에 난생 처음 머리를 짧게 잘랐다는데, 차분한 인상의 긴 머리였을 때보다 얼굴까지 발랄하고 퍽 생기 넘치게 되어 버린 듯하다.
배우 김규선은 영화 '더킹' 촬영 막바지인 6월쯤에 합류한다. 배우 조인성의 여자친구 역할이다. 이 소식을 처음 들은 사람들이 낯선 여배우의 이름에 '대체 누구냐?'고 물었다. 얼마 전 마친 MBC 일일극 '아름다운 당신'에서 차서동이란 이름으로 풋풋한 짝사랑을 연기한 김규선이다.
마치 운명이 짜놓은 치밀한 얼개 같았다. "마냥 연예인이 되고 싶었어요." 부모에게도 비밀로 한 채 지원해 합격한 예술고등학교는 단 일주일 동안 집에서 연습한 게 전부였다. 고등학생 때 걸그룹 연습생도 겪었지만 노래를 들어 본 프로듀서가 "차라리 넌 연기가 맞겠다"고 했다. "저보다 끼 많고, 예쁘고, 연기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대학에 진학 후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실감했으나, 결코 포기만 하지 않았다.
"지금 잘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자극이 됐어요. 질투도 나고 조급해졌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아무리 비교해봤자 저에게 좋은 영향이 없었어요. 제가 아는 사람이 안 되는 것보다 잘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2년 SBS 시트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은 비로소 찾아온 기회 같았다. 하지만 기대와 다른 낮은 성적은 상처를 안겼고, 결국 떠날 마음이었으나 끝내 돌아왔다.
"불안하거나 힘들면 오디션을 봤어요"라고 했다. "그것 밖에는 없어요"라고도 했다. 운명은 김규선이 만들었고, 운명은 김규선을 배우의 길로 내몰았다.
'규선'은 '착한 규수'란 뜻이다. 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이다. "어렸을 때는 제 이름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이제 곧 김규선의 이름을 기억할 순간이 다가온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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