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에게 있어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작품을 통해 재창조 되고, 배우를 통해 또 다른 인물 그 자체로 탄생되기는 하지만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은 배우에게 참 많은 생각을 가져다준다.
최재림 역시 뮤지컬 ‘에드러 앨런 포’에 출연하며 실존 인물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세기를 앞선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 에드커 앨런 포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작품이기에 최재림은 에드거 앨런 포의 전반적인 삶을 책임감을 갖고 들여다 보고 있다.
극중 최재림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암울한 삶을 살아야 했던 천재 작가 에드거 앨런 포 역 맡아 광기, 환희, 열정, 고뇌 등 심리적 변화와 갈등을 보다 입체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최재림은 “실존인물이라 책임감의 정도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상인물이라면 내가 연기하는 게 그 인물인데 실존인물은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어느 정도 고증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밝혔다.
“어느 배우들이나 그런 부분은 있을 거라 생각해요 다. 그러나 연기적으로 재창조 됐을 때는 그 배우만의 것이 들어가 있을 거예요.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있죠. 저는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모든 것을 찾아봤어요. 원래도 작품을 할 때 찾아볼 수 있는 자료는 모든 걸 다 보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제일 먼저 포털 사이트를 통해 싹 다 찾아 봤고 에드거 앨런 포와 관련된 것들을 다 찾아 보려고 노력 중이에요.”
최재림은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모든 것들을 찾아 보며 작품에도 점차 녹아들고 있다. 전체적인 삶을 그리다보니 시간을 건너뛰는 부분이 있어 다소 우려는 있지만 그렇다고 드라마적인 부분을 많이 넣어 원작을 훼손시키지는 말자는데 뜻을 모았다.
최재림은 “노우성 연출님은 ‘우리는 일생에서 겪는 사건들, 순간들, 상태에 집중하자’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물론 그 인물이 가져가는 흐름은 있겠지만 저희 공연에서 보여지는 순간 순간의 모습들을 표현하려 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사회에 처음 포라는 존재를 선보일 때 나오는 그 젊음의 에너지와 자신감을 보여주려 해요. 자만으로 보일 수도 있는 힘찬 모습에서부터 점점 망가져 가는 모습, 사랑에 실패하고 가장 힘들 때 다시 일어서려고 노력할 때의 모습, 술과 마약에 병들어갈 때, 죽어갈 때의 모습 등 이런 순간을 잘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최재림은 에드거 앨런 포의 뮤즈에 주목했다. 엄마부터 에드거 앨런 포를 이해하고 포용해주는 첫사랑 엘마이라, 에드거 앨런 포의 사촌동생이자 어린 아내, 연약한 비련의 여인 버지니아에 시선을 돌렸다.
“포 인생에는 항상 뮤즈가 있었어요. 포가 다른 여자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엄마로 인해 시작하는데요. 기억에 존재하지 않는 두 살 때 죽은 엄마로 인해 시작돼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그것에 갈증을 느끼고 안에서 불타오르는 열정들이 자신을 압박하죠. 그걸 쏟아내야 하는데 왜 가만히 있냐는 압박감을 동시에 느껴요. 엘마이라라는 여인을 만나고 그 여인에게서 자신이 갈망하는 여성향을 발견하게 되고요. 포에게 글을 쓰는 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뮤즈도 중요해요. 글로만 살아온 사람이잖아요. 그 사회에서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에요. 그 사회에서 ‘내 직업은 작가다’라고 말 한다는 게 얼마나 치열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에드거 앨런 포의 치열하고 처절한 삶을 다루기에 다소 어두운 면이 있는 작품인 만큼 다소 무겁지는 않을까 하는 일부 우려에 대해 최재림은 “드라마적으로 전혀 루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모든 배우들이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고 느껴요. 우리는 본질적인 것을 많이 건드리려고 해요. 인간의 감성, 감정, 어두운 면들을 보여주려 하죠. 개인이 보여주기 싫은 것들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연습 과정에서 한걸음씩 더 나아가보려고 해요. ‘그 정도면 충분히 썼다’ 정도가 아니라 한걸음 더 가보려는 노력들이 있어요. 굉장히 어둡고 처진다기보다 굉장히 강한 작품이에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공연시간 150분. 오는 26일부터 7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문의 1577-3363
[최재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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