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김지우는 겸손하다. 함께 하는 동료들도 입을 모아 그녀의 겸손을 칭찬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그저 운일 뿐이라며 겸손하게 무대에 오른다.
최근 김지우는 관객들에게도 ‘물이 올랐다’는 호평을 얻었다. 결혼 및 출산 후 2년만에 복귀한 그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자신과 딱 맞는 스칼렛 역을 맡아 물 오른 연기와 가창력을 자랑했다. 전작에서도 실력이 부족한 배우는 아니었지만 자신과 딱 맞는 옷을 입자 더 날아 올랐다.
이번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다. 세기를 앞선 천재 시인이자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작품에서 김지우는 에드거 앨런 포를 이해하고 포용해주는 첫사랑 엘마이라 역을 맡았다.
김지우는 “그 시대에 가장 생각이 남들보다 조금은 앞서 있었던 여자라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알아주지 못했던 포의 글이나 글에 담겨 있는 속 뜻이나 이 사람이 갖고 있는 내면을 이해해줬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포와 교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정적인 교류가 충분히 됐기 때문에 포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우는 엘마이라를 좀 더 앞선 여성상으로 그리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과 조금 다르게 살고, 조금 더 앞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포의 뮤즈로, 또 시대를 앞서간 한 여성의 삶을 더 깊게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예술가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을 하는 만큼 공감대도 상당할 터. 그러나 김지우는 “내가 이 쪽에서 일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내가 예술가고 배우가 맞나 싶을 때가 많다”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나는 아직도 제가 ‘예술가가 맞나? 배우가 맞나?’ 싶다”며 “나는 직업 자체를 이쪽으로 갖고 있다 뿐이지 평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최근의 호평에 대해서도 “사실 난 진짜 운이 좋은 사람이긴 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솔직히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산후조리를 어느 정도 하고 처음에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스칼렛 역할 자체가 주어질 거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어요.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괜찮으니 천천히 다시 시작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운이 좋게 스칼렛 역할이 제게 오게 됐죠.”
김지우는 자신에 대해 “난 항상 캐스팅이 됐을 때 논란이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이라고 털어놨다. 캐스팅이 공개 될 때마다 ‘도대체 쟤가 왜? 쟤 그렇게 연기, 노래 잘 하지 않잖아’라는 말을 들었단다.
김지우는 “그 전엔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냥 내가 열심히 할 수 있는대로 잘 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에 복귀할 때는 ‘잘 하면 되지’가 아니라 ‘그래. 잘 해내야만 해’가 강했다”며 “이 역을 줬던 분들이 되게 용기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날 도대체 뭘 보고 캐스팅 했을까’ 불안감도 있었고, 동시에 그런 불안감을 내가 갖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잘 해내고 싶었고 욕심도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작품도 열심히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했어요. 잘 해야 되니까요. 사실 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공연 끝나고 났을 때 ‘이 정도면 고생했어. 지우야’ 하면서 마지막 공연을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게 무대에서 보여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나 혼자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다들 너무 잘 도와줬고요. 이번작품 ‘에드거 앨런 포’도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고, 잘 해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열심히 연습에 임하고 있어요.”
뮤지컬 ‘에드거 앨런 포’. 공연시간 150분. 오는 26일부터 7월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
[김지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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