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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가 초대형 투런포를 터트렸다.
에반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고무적인 건 에반스의 안타 두 방이 모두 장타였다는 점이다.
에반스는 4월 25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극심한 타격부진 탓이었다. 당시 61타수 10안타 타율 0.164 1홈런 5타점에 불과했다. 안타 10개 중 3개가 장타였지만, 안타 자체가 워낙 적었다. 김태형 감독은 4번타자로 꾸준히 기회를 줬지만, 4월 중순 이후 오재일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하위타선으로 밀려나더니 2군으로 내려갔다.
에반스는 5월 6일 잠실 롯데전서 1군에 복귀했다. 오재일이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외국인타자 신분을 감안하면 기회가 언제까지 주어질 것인지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
기적처럼 에반스가 장타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18일 잠실 KIA전까지 11경기서 37타수 13안타 타율 0.351 3홈런 11타점을 뽑아냈다. 주목할 것은 안타 13개 중 7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는 점이다. 19일 잠실 KIA전까지 15개의 안타 중 2루타가 5개, 홈런이 4개다.
에반스는 이날 1-3으로 뒤진 4회말 1사 2루 상황서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 우중간을 완벽히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5회말에는 2사 1루 상황서 양현종에게 볼카운트 2B1S서 4구 127km 높은 체인지업을 통타, 비거리 130m 초대형 좌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 한방에 최근 에반스의 상승세 이유가 숨어있다. 최근 에반스는 높은 코스를 부쩍 장타로 많이 연결한다. 김태형 감독은 "컨디션이 좋다는 의미"라고 했다. 에반스는 일반적인 중거리 타자와는 달리 테이크 백이 굉장히 짧다. 힘을 끌어모으는 과정이 간결하다. 대신 부드러우면서도 강력한 스윙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뽑아낸다. 시즌 초반에는 KBO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하지 못해 빗맞은 타구를 많이 생산했지만, 이제는 확실히 적응하는 모양새다.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제대로 걸리면 2루타를 손쉽게 생산하는 장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비거리가 130m였지만, 사실 140m 이상을 줘도 무방하다. 에반스의 홈런은 국내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도 가장 깊숙한 지역으로 날아갔다. 좌중간 지역으로 날아간 타구는 관중석 위 광고판을 그대로 때렸다. 타구가 조금만 높거나 멀리 날아갔다면 장외홈런도 가능했다.
에반스는 오재일의 컴백 이후에도 꾸준히 6~7번 타순에 들어선다. 지금처럼 꾸준한 페이스를 끌고 갈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오재일~양의지~에반스~김재환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4~7번 라인이 형성된다. 에반스에게 달렸다.
[에반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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