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걸 상상하니 제가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선택했어요.”
이런 이유로 김민희는 영화 ‘아가씨’ 출연을 결심했다.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김민희는 사연을 감춘 귀족 아가씨 히데코로 분했다.
“시대극은 처음이었는데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했던 작품들에서 그렇게 화려한 의상, 헤어들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해봤죠. 영상으로 보니까 또 재미있더라고요. 현장에서도 재미있었어요. 사실 쉴 때는 그런 헤어와 의상이 불편하기는 했지만요. (웃음)”
이번 영화에서 김민희는 생애 첫 베드신에 도전했고, 동성애 감정을 연기했을 뿐 아니라 관객이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기해야 했다. 여기에 낭독회 신의 경우 김민희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감정, 연기를 녹여냈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든 건데, 어떤 부분을 소화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결심했을 때는 쉬웠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재미가 있었고, 나중에 다른 배우가 하는 걸 상상하니 제가 하고 싶더라고요.”
김민희 본인은 정작 다른 연기들에 비해 특별히 생각하지 않지만 매번 김민희에게 빠지지 않는 질문이 김태리와의 베드신. 외설이 아닌 예술로 그려졌고, 극 중 히데코와 하녀의 감정 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빼 놓을 수 없는 신이지만 제작 단계에서부터 ‘파격’이라 일컬어진 만큼 이목을 모은 것도 사실이다. ‘아가씨’ 팀은 두 여배우를 배려해 천막을 치고 스태프가 없는 상태에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진행했다.
“베드신이 처음에 고민이 많이 됐어요. 어려웠던 것 같아요. 촬영도 쉽지 않더라고요. 처음이기도 하고. 배우로서 영화 안에 필요한 요소고, 제가 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대화가 많은 부분은 오히려 좋더라고요. 초반에 그 장면이 있는데, 대화로 시작하니 좋았어요. 분위기가 친밀감도 느껴지고, 재미있기도 하고. 중간 중간에도 대화를 하는데, 분위기를 조금 전환시켜주고 한 신 안에 다른 것들도 가져다주는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다른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신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영화에서 최고의 신을 꼽으라면 김민희의 낭독회 신을 빼놓을 수 없다. 히데코가 소설을 읽으며 연기를 하는 신인데, 김민희의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를 위해 김민희는 일어를 공부했다. 단순히 독음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히라가나, 카타카나로 된 일어를 읽고 뜻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익혔다. 히데코가 일본인인 만큼 발음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고, 입에서 술술 일어 대사들이 나올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인물이 연기를 하며 낭독을 해야 하는 신이었어요. 일어 같은 부분은 이미 다 익혀서 자신이 있었죠. 다른 부분들을 조금 연기할 때 즐겼던 것 같아요. 구연동화를 하는 것 같은 장면이 있는데 그런 변화들을 연기하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최근 자신을 향한 연기 호평을 연일 갱신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민희. 한 번은 이미지가 강한 작품으로, 한 번은 생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완급 조절을 잘 해오며 각기 다른 김민희의 모습들을 선보이고 있다.
“저에게 오는 것 안에서 선택을 하는 거라 ‘이번에 일상적 연기를 했으니까 다음에는 이미지를 만드는 연기를 하자’ 그런 건 없어요.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반복하는 걸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걸 어렵게 생각하지도 않아요. 자유롭게 열려 있는데, 아마 운이 적용돼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배우 김민희.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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