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KIA 이범호, 타석에선 웃고 누상에선 울고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타석에선 웃고, 누상에선 울고.

KIA 주장 이범호가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이범호는 1일 잠실 LG전서 6번 3루수로 선발출전,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범호의 결정적인 적시타 두 방을 앞세워 KIA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만큼 치명적이었다. 3-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3루 상황에선 스캇 코프랜드를 상대로 볼카운트 2B서 3구를 공략, 4-0으로 달아나는 1타점 좌전적시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2루 상황에선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날려 스코어를 5-0으로 만들었다. 그에 앞서 2회 첫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를 날려 3안타 게임을 완성했다. 이범호의 3안타는 5월 11일 광주 KT전 이후 17경기만이다.

그러나 누상에선 웃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적시타 2방을 친 뒤 누상에서 아웃됐다. 6회 1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1루에 나가면서 무사 1,2루가 됐다. 서동욱이 깊숙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2루로 가는 건 무리였다. 그래도 1사 1,3루 찬스가 이어졌다.

후속 한승택이 볼카운트 2B서 1,2간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정황상 외야로 빠져나가는 안타가 유력했다. 그러나 1루에서 2루로 향하는 이범호가 타구에 다리를 맞았다. 야구규칙상 수비방해로 인정, 이범호가 아웃되면서 3루주자 브렛 필의 득점까지 막고 말았다. 한승택은 내야안타가 인정됐지만, KIA로선 이범호의 실수로 1점을 더 달아나지 못했다. 본래 주자들은 타자의 타구가 자신에게 날아오면 반사적으로 피한다. 수년간 그렇게 야구를 해왔기 때문. 그러나 이범호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범호는 4-0으로 앞선 8회말에도 1사 2루 상황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뒤 3루에서 아웃됐다. KIA는 합의판정을 신청했으나 이범호의 아웃 판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KIA로선 6회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았지만, 이범호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래도 KIA는 이범호의 결정적인 두 방에 힘입어 승리했다. 베테랑 프로선수도 종종 실수를 하는 법이다.

[이범호.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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