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에는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좌완 허준혁은 두산 5선발이다. 노경은이 은퇴파동을 거쳐 롯데로 이적하면서 입지가 확고해졌다. 성적도 괜찮다. 11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3.89. 선발로 등판한 6경기 중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6월부터 선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시즌 막판 부진으로 선발진에서 밀려났다. 포스트시즌서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도 허준혁에게 2015년은 2016년을 위한 성장 발판이었다.
허준혁은 "작년 시즌 막판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 확실히 힘이 달리는 게 느껴졌다"라고 털어놨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었다. 장기레이스를 버텨내는 요령이 부족했다. 올 시즌에는 작년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한다.
▲체력관리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체력관리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잘 먹어야 할 것 같다. 여름이 되면 살이 빠졌는데 관리를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허준혁의 강하지 않은 스태미너는 아킬레스건이다. 본래 강속구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다. 변화구와 각 구종의 예리한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
그래서 패스트볼 구속과 구위에 대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 필요하다.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을 갖춘 투수다. 지금처럼 130km 중~후반을 시즌 내내 꾸준히 찍는다면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위력도 유지될 수 있다. 뜨거운 여름철의 체력 유지가 최대 관건이다.
5선발만의 특성이 오히려 체력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허준혁의 견해다. 아무래도 1선발의 로테이션 간격에 맞춰 등판을 한 차례 거르거나 일정이 뒤로 밀릴 수 있다. 그는 "그건 상관 없다. 누구나 다 그렇다. 관리를 잘해야 한다.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 불펜으로 등판하기도 한다. 오히려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어서 좋은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제구력
허준혁이 5선발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또 한 가지가 제구력이다. 그의 제구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공을 원하는 곳에 집어넣는 로케이션이 갑작스럽게 지속적으로 흔들릴 때가 있다. 그 부작용은 연속 사사구다. 허준혁은 "올 시즌에는 볼넷을 많이 내주지 않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예리한 제구력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보다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허준혁은 "어차피 삼진 잡는 투수가 아니다. 야수들을 믿고 맞춰 잡는 피칭을 하겠다. 양의지 형도 주눅들지 말고 던지라고 한다. 과감하게 던지겠다"라고 했다. 올 시즌 그의 볼넷은 15개다. 경기당 2~3개 정도 내준다. 나쁘지 않다.
허준혁의 별명은 '허가너' 혹은 '허쇼'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클레이큰 커쇼(LA 다저스)의 이름을 살짝 바꾼 것이다. 허준혁은 두 사람에 비해 부족하지만, 투구를 체크하며 발전 동력으로 삼는다. 허준혁은 "커쇼의 경우 볼에 힘도 있고 로케이션도 좋다. 볼이 거의 없다. 둘 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들이다. 나로선 영광스러운 별명"이라고 했다.
▲무념무상
허준혁은 "경기를 준비할 때 투수코치님과 얘기를 많이 한다. 경기 직전에는 포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눈다"라고 했다. 결론은 "별 생각 없이 던져야 한다"다. 무념무상 전략. 포수 양의지와 박세혁의 리드를 충실히 따른다. 심지어 "내가 볼배합에 너무 관여하면 안 된다. 알아서 잘해준다"라고 웃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주의하는 부분은 있다. 허준혁은 "초구 스트라이크는 편안하게 잡는 편이다. 낮게 던지면 맞아나갈 확률은 낮다. 다만 2S 이후에는 스트라이크도 신중하게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2S 이후 더 높아지기 때문. 주자가 누상에 나가 있을 때도 집중해야 한다. 오히려 그는 "주자가 없을 때 좀 더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허준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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