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순항하고 있는 넥센이 승부수를 던졌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16일 "로버트 코엘로를 웨이버 공시했다"고 밝혔다.
시즌 전만 해도 최하위 후보로 예상됐던 넥센이지만 16일 현재 31승 1무 29패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있다. 신재영을 비롯한 젊은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 덕분이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코엘로는 염경엽 감독의 고민 중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넥센은 지난해 12월 코엘로를 총액 55만 달러(약 6억 5천만원)에 영입했다. 다른 구단의 초고액 몸값 선수와는 금액 차이가 있지만 넥센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투자를 한 선수다.
코엘로의 성적은 12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3.77.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나쁘지 않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2년 연속 넥센 유니폼을 입은 라이언 피어밴드(4.44)보다도 좋다.
문제는 투구내용이다. 일단 구속도 기대치만큼 안 나오는 상황에서 제구도 좋지 않다. 코엘로는 62이닝 동안 42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반면 탈삼진은 46개에 그치고 있다. 탈삼진과 볼넷 비율이 1:1에 불과하다.
많은 볼넷으로 인해 투구수도 많다. '5이닝 100구'가 기본이다. 실제 코엘로는 62이닝 동안 1194개의 공을 던져 이닝 당 19.3개를 던졌다. 흔히 한 이닝에 15개 정도를 던진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이를 훨씬 상회한다. 이로 인해 코엘로는 투구이닝 순위는 22위지만 투구수만 보면 17위다. 이마저도 1196개를 던진 15위 재크 스튜어트(NC 다이노스)와 단 2개 차이다.
외국인 투수의 역할 중에는 팀 승리도 중요하지만 이닝이터 역할도 이에 못지 않다. 대부분의 팀들은 외국인 투수로 원투펀치를 구성한다.
이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3~5선발로 이어지는 경기에서 불펜 운용도 수월해진다. 하지만 넥센의 경우 '5이닝 100구'를 던지는 코엘로로 인해 이러한 패턴이 힘들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코엘로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 짓는 경우가 많았다. 염 감독은 "코엘로가 승운은 정말 좋다"면서도 "감독 입장에서는 투수들이 한 이닝을 더 던지는 것이 정말 크다. 개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팀 입장에서는 한 시즌이 쌓이다보면 정말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결국 경기당 5이닝만 소화한 코엘로는 겉으로 드러난 준수한 성적을 뒤로하고 넥센을 떠나게 됐다.
'자리 굳히기'를 위해 변화를 택한 넥센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로버트 코엘로.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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