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순위결정전까지 왔다.
위성우호의 리우올림픽 최종예선 1차목표는 8강 진출이었다. 대표팀 소집 초반에는 내부적으로 8강행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때문에 8강전서 승리, 곧바로 리우올림픽 티켓을 따낼 것이라는 상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위성우 감독은 소집훈련을 지휘하면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그렸다. 예상보다 훈련 경과가 좋았다. 나이지리아, 벨라루스를 모두 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래야 D조 1위가 유력한 FIBA랭킹 3위 스페인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 C조 1위를 차지, D조 2위로 예상한 중국을 8강전서 만나 총력전을 펼쳐 리우행 티켓을 따내겠다는 게 위 감독의 시나리오였다.
여기에는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8강전서 패배한 4팀 중 1팀만이 가져가는 리우행 마지막 티켓을 따내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었다. 순위결정전으로 떨어질 경우 2경기 연속 이겨야 5위를 차지, 마지막 티켓을 가져간다. 하지만, 최종예선에 나온 국가들 중 만만한 상대가 없는데다 빡빡한 일정상 막판으로 갈수록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염려가 있었다.
▲플랜B
위성우호는 나이지리아, 벨라루스와 잘 싸웠다. 팬들은 놀라워했지만, 현실적이고 착실한 준비과정(외곽 위주의 공격농구 준비)을 지켜본 일부 언론들은 일찌감치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전 마무리가 좋지 않아(운동능력, 테크닉에서 밀려 경기력이 불안정한 현실) 패배했다. 결국 1승1패, 2위로 8강에 올랐다.
C조 2위로 8강에 오르자 예상대로 D조 1위 스페인을 만났다. 위 감독은 영리했다. 플랜B를 가동했다. 스페인전 선발라인업에 베스트5(이승아 김단비 강아정 양지희 박지수)를 내세웠으나 1쿼터 막판부터 엔트리 12인 전원을 고루 기용, 베스트5의 체력을 안배했다. 이은혜와 고아라가 대회 처음으로 코트를 밟았다.
총력전을 펼쳐도 스페인을 이기는 게 쉽지 않다고 봤다. 스페인은 강력했다. 개개인의 테크닉과 운동능력에서 한 수 위였다. 한국의 외곽을 막기 위해 강력한 스위치 디펜스를 했다. 한국은 스크린을 시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외곽슛을 던질 기회가 봉쇄됐다. 그나마 역으로 골밑을 공략, 페넌트레이션과 박지수의 중거리포 등을 앞세워 5~10점 내외로 따라갔다. 스페인도 박지수가 골밑에서 버티니 약간의 부담을 드러냈다. 그러나 박지수가 3쿼터 초반 발목 부상으로 물러나자 경기력 차이는 처참할 정도로 컸다. 위 감독은 무리하지 않았고, 한국은 그대로 대패했다. 박지수의 부상은 악재였지만, 결과 자체는 놀랍지 않았다.
▲변수는 체력과 부상
결국 위 감독이 부담스러워하던 순위결정전 일정에 돌입한다. 쿠바와의 첫 경기는 19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각)에 팁오프된다. 쿠바를 이길 경우 19일 밤 10시 벨라루스-아르헨티나전 승자와 5위 결정전, 즉 리우올림픽 티켓 결정전을 갖는다. 즉, 위성우호가 리우행 티켓을 따려면 만 24시간이 지나지 않은 사이 2경기를 치러 모두 이겨야 한다. 체력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럽다.
위 감독은 스페인과의 8강전이 성사됐을 때부터 순위결정 2연전을 염두에 뒀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스페인전서 힘을 아꼈다. 실제 베스트5 중 20분을 넘긴 선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체력 변수에서 자유로울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이미 4일간 3경기를 치렀다. 순위결정전 2경기를 모두 치르면 6일간 5경기. 국제대회가 익숙하지 않은 선수가 많은 게 함정이다.
국제대회는 WKBL 리그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더 심하다. 한국이 상대했던 나이지리아, 벨라루스, 스페인 모두 운동능력이 한국보다 좋다. 진천선수촌에서 체력훈련을 많이 했지만,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아킬레스건. 기본적인 체격, 스피드, 파워가 떨어지다보니 그만큼 부담을 안고 더 많이 움직였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상대를 압도하기 쉽지 않은 이유. 이런 약점이 쿠바, 벨라루스 혹은 아르헨티나와 맞붙을 순위결정전서 부각될 경우 리우행 티켓을 장담할 수 없다.
애당초 위 감독은 체력전을 예상하고 12인 모두를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완전한 세대교체가 이뤄진 대표팀에서 현실적으로 몇몇 선수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순위결정전서는 베스트5(이승아 강아정 김단비 양지희 박지수)의 체력이 최대 변수다. 게임플랜을 완벽히 짜도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도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 더구나 박지수가 이미 스페인전서 발목에 부상했다. 다행히 박지수의 부상은 심각하지 않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박지수의 발목은 최근 몇 년간 썩 좋지 않았다. 청소년 레벨의 국제대회에 워낙 많이 출전했기 때문. 나머지 선수들의 부상 관리 역시 아주 중요하다.
[위성우호.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