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충무로에는 유명한 다작요정들이 있다. 황정민, 오달수, 배성우, 김의성, 라미란 등. 하지만 올해 이들 다작요정 보다 스크린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배우가 있다. 바로 류준열이다.
류준열은 차세대 다작요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올해 상반기 개봉한 영화만 해도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 ‘계춘할망’, ‘양치기들’ 총 5편이다.
류준열이 이처럼 다작요정이 될 수 있었던 건 진심을 다해 꾸준히 두드려 온 스크린 활동 덕분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 속 분량을 보면 얼만큼 자신을 다져왔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류준열은 소위 말해 뜨지 않았을 때 출연이 결정됐던 이들 영화에서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면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거나, 현재 맡고 있는 배역들과 비교해 볼 때 작아도 너무 작은 분량으로 등장한다.
실제 류준열은 ‘로봇, 소리’에서 인디밴드 씨 없는 딸기의 보컬 역을 맡아 단 한 번 등장하고 사라졌다. 이 영화는 류준열이 스타덤에 오르기 전, 매니저도 없던 시절 출연했던 영화다. 주연배우 이성민은 그 때도 연기를 잘 했으며 최선을 다하던 배우라며 무명시절의 류준열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섬, 사라진 사람들’에서는 주연배우인 배성우를 노예처럼 부리는 염전집 아들로 등장, 짧은 분량에도 소름끼치는 악역으로 분노를 유발했다.
‘글로리데이’는 앞선 영화들과 달리 류준열이 주연을 맡은 경우. 이 영화에서 류준열은 재수생 지공 역을 맡아 지수, 김준면(엑소 수호), 김희찬과 함께 절친 케미를 선보였다. 특히 긴 시간동안 등장하는 만큼 다채롭게 변주되는 류준열의 연기들을 볼 수 있는데, 영화 초반과 후반부 같은 인물임에도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안긴다.
이런 류준열은 영화 ‘계춘할망’에서 다시 조연이 돼 관객들과 만났다. 이 영화에서 류준열은 주인공인 김고은이 연기한 혜진의 서울 친구로 등장, 협박남이 돼 짧지만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연이어 개봉한 영화 ‘양치기들’에서는 주인공인 박종환이 거짓 증언을 하게 된 살인사건에 연루된 동철로 분해 생활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다.
사실 영화 속에서 배역의 크고 작음은 큰 상관이 없다. 작고 작은 배역들이 모여 한 편의 큰 영화를 이룬다. 자신의 자리에서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작은 역할에도 결정적 몫을 해내며 한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어준 산 증인이 바로 류준열이다. 충무로의 새로운 다작요정 류준열. 그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더욱 자주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배우 류준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영화 ‘로봇, 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데이’, ‘계춘할망’, ‘양치기들’ 스틸]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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