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계속 던지고 싶습니다.”
kt 위즈의 좌완투수 심재민(22)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kt 필승조에서 가장 안정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6월에 치른 10경기 성적을 살펴보면 무려 3홀드 평균차책점 0.96이라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실점한 경기는 9일 두산전이 유일했다.
개성고 출신의 좌완 파이어볼러 심재민은 지난 2014년 kt 우선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했다. 그러나 좋지 못한 팔꿈치 상태에 마운드가 아닌 수술대로 먼저 향했다. 심재민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1년의 재활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성적은 50경기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87.
그리고 비로소 올해가 돼서야 심재민의 팔꿈치가 제대로 붙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도중 통증 재발로 중도 귀국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팔꿈치 상태가 회복되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4월 평균자책점 6.43에 그쳤던 심재민은 5월부터 팔꿈치 상태 호전과 함께 구속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130km대 후반~140km 초반에 머물던 그의 직구 구속은 현재 140km대 중반까지 나온다.
kt 조범현 감독은 “수술 후 마침내 팔에 느낌이 오는 것 같다. 이제는 144, 145km는 기본이다. 물론 아직도 기복을 보일 때가 종종 있지만 무엇보다 공에 힘이 생겼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라고 좋게 평가했다.
고교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팔꿈치 통증이 사라지자 심재민은 요즘 그야말로 야구의 맛에 빠졌다. 현재 팀 내 투수 중 2번째로 많은 경기(30경기)에 출장 중이고 소화 이닝도 불펜투수 중 고영표에 이어 2번째(31⅓이닝)로 많다. 중요한 순간마다 조 감독의 선택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팔꿈치 수술을 받은 투수의 등판이 너무 잦지 않냐’는 일각의 지적도 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에 대해 “(심)재민이는 지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야구를 할 때 이런 시기가 있다. 이럴 때는 선수 의견을 존중해 그만큼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야 실력도 오른다. 혹사라는 게 어떤 기준을 두고 말하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라고 반문한다.
심재민은 조 감독이 힘들면 휴식을 주겠다고 제안하자 계속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재 야구가 즐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감독 역시 “선수들마다 개인차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금 (심)재민이의 상태에 맞게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물론 휴식도 보장하면서 말이다”라고 그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야구의 맛을 알아버린 심재민의 급성장에 kt가 웃고 있다. 심재민은 지금 야구가 즐겁다.
[심재민.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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