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종국 기자] 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안산과의 FA컵 16강전을 승리로 이끌며 고별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최용수 감독은 자신의 고별전으로 열린 안산과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서울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011년 서울의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최용수 감독은 2012년 K리그 클래식 우승,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15 FA컵 우승 등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최용수 감독이 떠나는 서울은 황선홍 감독이 지휘한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를 마친 후 "승리 소감과 경기에 패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오늘은 그 어느 경기보다 가슴에 와 닿는 경기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홈팬들과 선수들이 선물을 나에게 줬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용수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소감은.
"승리 소감과 경기에 패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힘들었다. 오늘은 그 어느 경기보다 가슴에 와 닿는 경기다.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홈팬들과 선수들이 선물을 나에게 줬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고맙다.
팬들의 뜨거운 애정을 느꼈다. 최근 몇일 동안 힘들었다. 팬들로 인해 내가 버틸 수 있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에 다음 포항전과 성남전 생각이 나도 모르게 났다. 이런 자리에 눈물을 흘려본 적은 없다. 마음 속으로는 정말 슬펐다."
-서울에서의 마지막이라는 것이 실감나나.
"94년에 2순위로 입단해 첫 월급 110만원으로 시작해 서울에 청춘을 다 바쳤다. 부족했지만 좋은 동료들을 만났다.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여러분들의 힘으로 인해 버틸 수 있었다.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내일 자고 나면 구리로 자동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자리를 유지할 수는 없고 나보다 더 뛰어난 분이 오셔서 마음이 편안하다."
-고별식때 잠시 이별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나의 미래는 나도 알 수 없다. 중국행을 선택했지만 그곳에서의 노력에 따라 살아남을 수 있다. 항상 마음속에는 서울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 자칫 잘못됐을 때는 걷잡을 수 없는 미래가 있다. 지금보다 몇배의 노력을 더해야 한다. 서울 출신 지도자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겠다."
-올시즌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후임 감독이 해결해줬으면 하는 부문은.
"신임 감독은 한국축구팬들이 모두 인정하는 훌륭한 분이다. 소통을 통해 낮선 분위기지만 착한 선수들을 이끌어 갈 것이다. 목표 달성을 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장쑤 지휘봉을 잡고 AFC챔피언스리그서 서울과 만나는 상상을 해봤나.
"그렇게 된다면 최악이다. 서울과 경기를 하게 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내가 지휘하고 있는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장쑤의 하미레스, 테이세이라, 조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세계적인 탑 클래스의 선수들이다. 짧은 시간에 서로의 신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브라질 선수들은 착한 친구들이다. 선수때부터 브라질 친구들을 많이 접했는데 오픈 마인드고 축구를 즐기면서 남을 배려한다.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값비싼 선수들에게 내가 해야할 것은 과감히 해야 한다. 말을 안 들으면 어떻게해야할지 고민이다."
-새로운 선수단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새로운 감독이 새로운팀에서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는 조급함보단 시간을 가지고 팀이 잘하는 개성을 지킬 것이다.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그 쪽의 전술을 빨리 파악해 팀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를 해야할 것 같다."
-서울을 이끌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과 안좋았던 기억은.
"좋았던 기억은 슈퍼매치 이겼을 때 상당한 희열을 느꼈다. 매경기 승리했을 때 표정관리가 힘들었다. 기억에 남아있는 많은 경기 중에 우라와 레즈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서로의 운 싸움이어었다. 유상훈이 막아냈고 선수들이 큰일을 했다. 오랜 시간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슈퍼매치에서 졌을 때 1시간 40분 동안 버스안에서 갇혔을 때는 앞이 캄캄했다. 내가 성장하는데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올해 AFC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을 보였는데.
"챔피언스리그서 좋은 기세로 운도 따라왔다. 나와 선수들은 2013년 결승전에서 아쉬운 시간을 보냈다. 같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었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선수들은 우승에 대해 굶주려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집중력을 가지고 본인의 능력을 보인다면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서울에서 선수단 장악에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데얀과 아드리아노 같은 개성 강한 친구들을 컨트롤하기 쉽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믿음이 있었다. 중국 현지에 가면 그런 부문이 걸림돌이 될 것이다. 내가 먼저 급하게 덤비기 보단 전반적인 팀 분위기와 중국 정서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 낮선 분위기에서 과감하게 가다보면 불협화음이 나올 수도 있다. 어디를 가든 내 성격은 버리지 못할 것 같다."
-황선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본인의 추천이 있었나. 만약 올해 우승하면 누구의 공이 더 크나.
"황감독님 선임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은 없다. 사장님과 단장님이 짧은 시간에 현명한 선택을 했다. 훗날 역사속에 서울이 2016년에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면 나보단 황감독님이 있다. 누가 결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지금도 상당히 질긴 인연이다. 서로 그것으로 다툴 수도 있다. 누군가는 깨끗하게 정리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이지만 성격적으로 많이 다르다. 승부근성은 같다. 어떻게 내가 가는 과정에 젊은 청춘을 바친 구리에 그 분이 오시는 것에 대해 혼자 웃고 그런다. 잘하실 것이다."
-스스로 어떤 감독이라고 평가하나.
"나는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 아까운 친구들도 있었다. 지금 선수들 개개인의 경쟁력은 K리그서 뒤떨어지지 않는다. 나는 완성체가 아니다. K리그 최고 인기 구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실 실력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은 많다. 그런 자세는 항상 변함이 없다."
-황선홍 감독에게 전해주고 싶은 조언은.
"우리는 어차피 축구를 통해 사는 동업자다. 선후배를 떠나 인수인계 과정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 것이다. 아마 선수 구성도 간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웃음) 많은 것을 도와줘야 한다. 황감독님 특유의 빠른 템포의 축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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