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다.
전반기 최대 빅매치. 선두 두산과 2위 NC가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잠실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갖는다. 이번 맞대결과 올스타브레이크 직전(7월 12~14일) 창원 3연전을 통해 올 시즌 선두권의 결말을 점쳐볼 수 있다. 특히 이번 3연전을 통해 꼭 확인하고 싶은 부분들이 있다.
▲변칙과 정공법
기본적으로 두 김 감독은 스타일이 비슷하다. 김태형 감독이 OB, 두산에서 선배, 코치, 감독으로 꾸준히 김경문 감독을 모셨다. 자연스럽게 김경문 감독 특유의 선 굵은 야구를 흡수했다. 경기운영 스타일도 변칙보다는 정공법을 선호한다. 투타 좌우 맞춤형 기용보다는 당일 컨디션과 기세를 중시한다. 그만큼 선수의 본질과 상태를 꿰뚫는 통찰력이 빼어나다. 그래서 가끔 시도하는 변칙이 더욱 묵직하다. 조용하면서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완벽히 장악하는 것도 닮았다.
그러나 이번 3연전에 임하는 두 감독에게 조금 다른 부분이 엿보인다. 선발로테이션이다. 김경문 감독은 큰 변화 없이 28일 선발로 이민호를 예고했다. 29일 재크 스튜어트, 30일 이태양이 차례로 나설 예정이다. 물론 에이스 에릭 해커가 팔꿈치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선발진의 유동적인 운영폭이 좁은 건 사실이다.
반면 김태형 감독은 이번 3연전을 겨냥,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했다. 28일 더스틴 니퍼트, 29일 장원준, 30일 마이클 보우덴을 내세운다. 25일 선발 예정이었던 장원준 등판을 나흘 미뤘다. 최근 4경기 연속 110구 이상 던지면서 피로감이 있었다. 등판 간격을 넓혀 여유를 줬다. 자연스럽게 29일에 배치했다. 등판간격을 감안하면 26일 경기서 니퍼트를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우천취소로 등판순번이 밀린 유희관을 그대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니퍼트를 28일에 배치했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변칙과 정공법의 희비가 엇갈린다.
▲고민해결
두 팀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두산은 24~26일 SK와의 원정 3연전서 1승2패에 그쳤다. 시즌 세 번째 루징시리즈. 타선과 선발진은 여전히 원활하게 돌아간다. 걱정스러운 파트는 역시 필승계투조. 마무리 이현승은 6월 들어 크게 흔들린다. 26일 경기서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한꺼번에 기록, 무너졌다. 메인셋업맨 정재훈은 최근 안정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확실히 시즌초반의 페이스는 아니다. 이번 3연전서도 두 사람은 종반 승부처에 출격한다. NC 강타선을 이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NC는 파죽의 15연승 이후 1무4패로 주춤했다. 하위권에 처진 한화, KIA를 상대로 홈에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건 충격이었다. 해커가 빠진 선발진에 균열이 보인다. 클린업 쿼탯 '나테이박'의 최근 페이스도 좋지 않다. 기본 전력이 우수한 NC는 결국 반등한다. 그 시점이 이번 3연전이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독주 혹은 2강
이번 3연전은 물론, 전반기 마지막 창원 3연전까지 6차례 맞대결 결과는 올 시즌 선두권 지형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NC는 두산을 3경기 차까지 압박했으나 최근 4연패, 다시 5게임 차로 물러났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여전히 추격 사정권에 들어있다. 정규시즌은 이번주에 반환점을 돈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다만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순위다툼을 펼치는 당사자들의 맞대결 파장은 크다. 당장 전반기 6차례 맞대결서 한 팀이 4승 이상 챙길 경우 승차는 7경기로 벌어지거나 3경기로 좁혀진다. 7경기로 벌어지면 두산은 후반기를 여유있게 시작할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이 평소 스타일답지 않게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진 건 이번 6차례 맞대결서 우위를 점하면 후반기 운영에 여유가 생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3위 넥센부터는 12경기 이상 크게 앞서있다. 이변이 없는 한 두산이 올 시즌 3위 밑으로 떨어질 일은 없다. 반면 NC는 선두공략은 멀어지면서 3위 넥센의 추격에 시달릴 수 있다.
3경기로 좁혀지면 두 팀의 후반기 선두다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김경문 감독도 후반기에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NC는 추격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두산보다 심리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반면 두산은 후반기 내내 선두수성의 압박감과 싸워야 한다.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감독(위), 두산-NC전(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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